낭만적 망명
권성우 지음, 소명출판 펴냄

권성우 교수는 논쟁적 비평가이다. 문학권력 논쟁 이후 주요 문단 그룹과 거리를 둔다. 그는 시·소설뿐만 아니라 김현·서경식·고종석·박노자 등이 쓴 기행문·에세이·사회비평을 평한다. 비평이 전통 문학 범주의 바깥으로 시선을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허공
고은 시집, 창비 펴냄

등단 50주년을 맞은 고은 시인의 신작 107편을 묶었다. 그의 문학인생은 ‘표류와 표착의 연속’이었고, 그의 시는 어느 문학 청년보다 열정적이었다. 75세 현역 시인 고은은 이 시집 말미에 수록된 시 ‘한 충고’의 마지막 연을 이렇게 끝냈다. “그대의 시 벌벌 떨며 막 태어나 혼자이거라.” 대가의 충고다.


국가폭력과 세계의 진실위원회
프리실라 B. 헤이너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미국의 유명한 과거사 청산 연구자인 저자는 세계 30여 나라의 진실위원회의 설립 역사와 성공·실패 사례를 포괄해 그 활동을 기록했다. 세계 각국을 돌며 진실위원회 관계자, 피해자, 유가족 등을 만나고 이를 기록했다.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국가 폭력의 심리적 파괴력을 경고한다.


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
도정일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問 라이브러리’ 시리즈 가운데 한 권. 저자가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 이후 14년 만에 펴내는 사회문화 비평서이기도 하다. 김우창·최장집·장회익·강수돌·윤평중 등 다른 필자의 면모도 쟁쟁하다. 이 시리즈는 우리 시대 지식인의 새 글을 문고본으로 묶어 펴내는 문고본 총서이다.


뜻밖의 개인사
조일환·조동환·조희연·조해준 지음, 새만화책 펴냄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의 아버지 고 조일환씨의 삶을 그림과 글로 엮었다. 조일환의 사촌 동생인 전직 미술교사 조동환씨(74)와 그의 아들인 미술가 조해준씨(37)가 함께 작업한 역작이다. 조일환씨가 작고하기 1년 전 남긴 장문의 유서를 바탕으로 했다. 격변기를 보낸 고인의 삶을 진솔하게 그렸다.


한국 주거의 사회사
전남일·손세관·양세화·홍형옥 지음, 돌베개 펴냄

집과 주거 문제를 고민해온 학자 4인의 공동 연구물이다. 총 세 권으로 기획된 ‘한국 주거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일본식 주택이 밀어닥친 근대부터 아파트 공화국이 된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주거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다양한 사진 자료를 실어 설명했다.


환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파트릭 펠루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프랑스 의료정책 당국자가 싫어하는 의사’로 유명한 파트릭 펠루의 저서다. 응급실에서 오래 일하며 의료 약자를 접해온 펠루는 의료 민영화가 머지않아 의료 불평등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노인 의료 문제에 대한 그의 지적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빅토르 하라
조안 하라 지음,  삼천리 펴냄

칠레의 민중가수인 빅토르 하라의 자서전이다. 빅토르의 아내인 조안 하라가 대신 썼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칠레 혁명의 투사이자 새로운 노래운동인 ‘누에바 칸시온’의 대표주자로 뜨겁게 살다 간 빅토르의 일생을 흥미롭게 그렸다. 1980년대에 출간된 자서전보다 완성도가 높은 번역본이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