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만들어진 대한민국영화연기대상이 파행으로 끝이 났다. 100% 네티즌 투표로 진행된 이번 영화제는, 이채로운 선정 방식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10월19일 시상식은 SBS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될 예정이었는데, 행사 전날 밤 생중계 취소를 알리는 공지 글이 뜨면서 파행 사실이 알려졌다. 주최 측(경북영상위원회·위원장 김관용 경북지사)은 ‘수상자로 선정된 배우들의 수상 거부와 이해하기 힘든 불참 사유로 인해 예정되었던 생중계가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파행의 원인을 배우들에게 돌린 것이다. 과연 그럴까.

대한민국영화연기대상의 콘셉트는 ‘국민 중심·배우 중심’으로 요약될 만하다. 차별화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설계도가 너무 엉성했다. 국민이 뽑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인기 투표 이상의 의미를 얻기 어려웠다. 더 큰 문제는 1일 1인 1표 방식. 9월16일부터 10월13일까지 무려 스물다섯 번을 투표할 수 있었다는 얘기이다. 그룹 슈퍼주니어가 출연한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에 표가 몰린 것이 그 예이다.

과거에도 배우들이 수상자 외에는 아예 영화제에 참석하지 않아 축제 의미를 살리기 어렵다는 비판이 꾸준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뽑힌 이들조차, ‘이 상 받으러 가야 하는 거야?’라며 주위를 살필 지경이라면, 영화제의 신뢰도를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기자명 노순동 기자 다른기사 보기 lazysoo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