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양한모

최순실씨가 구속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박근혜의 사람들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4월7일 최순실씨가 추천한 유재경 미얀마 대사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동안 세금으로 급여와 판공비를 꼬박꼬박 받아왔습니다. 그는 외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삼성맨이었습니다. 최순실이 임명한 김인식 코이카 이사장은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최순실 사람’으로 통하는 전대주 베트남 대사는 그만두었지만, 박노완 호찌민 총영사는 그대로 있습니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최순실씨의 뜻대로 움직였다는 의혹을 받는 모철민씨는 프랑스 대사로 있습니다. 차은택씨의 ‘절친’ 박재범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기업 다니던 사람이 문화원장에 임명된 건 그가 최초였습니다.

검찰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검찰 안에서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영렬 서울지검장,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건재합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추천했다는 말이 도는 최윤수 국정원 2차장도 꿋꿋합니다.

장시호씨 측근 컴퓨터에서 이력서가 나온 이철성 경찰청장도 잘 지냅니다. 지금은 대통령 선거 사범을 관리하겠다고 합니다.   이 청장의 이력서가 도대체 왜 거기 있었을까요?

불법을 방조하고 실행한 이영선 경호관도 잘 있습니다. 윤전추 행정관은 사표를 냈지만 4월7일 현재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녀는 사표가 수리되어도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잘살 것입니다.

전경련 돈을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에 뿌린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도 잘 있습니다.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와 공갈 혐의 등으로 고발당했지만 4월6일에야 첫 조사를 받았습니다.

4월7일 저는 검찰청에서 전화를 또 받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고소한 사건인데 담당 검사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로비스트 박태규씨를 만났다는 박씨 운전기사의 증언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둘이 만난 적이 없다며 저를 고소했습니다. 이 고소 사건으로 검찰 조사만 네 번 정도 받았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검찰도 박 전 대통령과 박태규씨의 만남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이 계속 부릅니다.

파면당한 대통령이 감옥에 갔습니다. 세상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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