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가 이제 한국 대통령의 삼촌이 된 것이다. 최(순실) 원장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졌어.”
“제일 중요한 것은 독일과 유럽에서 ‘명품’ 수입업체 중심회사로 “C+I 홀딩스”(최순실의 차명 회사로 의심받는 CNI홀딩스)를 (최고)주력 회사로 만들 거야. 꼭 만들 거야.”

정유라씨의 도피를 도운 데이비드 윤씨(한국명 윤영식)가 독일어로 쓴 편지들을 〈시사IN〉이 단독 입수했다(사진 참조). 편지에는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 있고, 관계한 사업체에 대한 설명도 담겨 있다. 최순실씨, 데이비드 윤과의 관계를 부인하던 통일교 전 유럽본부장 출신 사광기 전 〈세계일보〉 사장이 이들과 깊숙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도 나온다. 2012년에서 2013년에 걸쳐 데이비드 윤씨가 사광기 전 사장 아들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당시 윤씨는 사기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그는 2013년 2월 출소했다.
 

데이비드 윤씨는 최순실씨의 독일 사업 그리고 정유라씨의 독일 체류 전반을 관리했다고 한다. 정유라씨 아기의 백일잔치에도 윤씨가 참석했다. 오른쪽 뒤가 최순실씨의 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다.


윤씨는 최순실씨의 독일 부동산 매입, 승마 훈련과 관련해 조언해왔다. 고영태씨는 “데이비드 윤이 최순실씨의 독일 사업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등을 총괄한 ‘집사’ 같은 역할을 했다. 테스타로사 커피숍(서울 논현동)에도 자주 모습을 보였는데, 최순실씨에게 윤씨는 핵심그룹 안에 있는 몇 안 되는 중요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윤씨와 최순실씨의 인연은 재독 교민회장을 지낸 윤씨의 아버지 윤남수씨로부터 시작되었다. 최순실씨는 평소 윤남수씨를 ‘오빠’라 불렀고, 박근혜 대통령은 그를 ‘삼촌’으로 불렀다고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윤남수씨는 “1980년대 최순실이 독일에 유학 온다고 알아보러 왔을 때부터 돌봐줬다. 한국에 가면 집에 가서 최태민씨랑 밥도 먹고 그랬다. 임선이씨(최순실의 어머니)가 세뱃돈으로 200만원을 주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윤씨는 독일에서 사광기 전 〈세계일보〉 사장과 함께 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편지에 등장한 CNI와는 다른 회사다. 사광기 전 사장은 “CNI는 2006년경 내가 자본금 5억원으로 만든 투자회사로 데이비드 윤, 최순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특검에서 명확하게 해명한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데이비드 윤씨를 최순실씨 해외 은닉 재산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보고 추적했으나, 데이비드 윤씨는 독일에서도 종적을 감추고 연락을 끊은 상태다.

 

 

 

 

다음은 〈시사IN〉이 단독 입수한 편지의 일부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박 후보가 선거에서 이겼다. 문재인에게 3% 차이로. 대통령 취임 이후에 우리는 엄청난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내 아버지가 이제 한국 대통령의 삼촌이 된 것이다.” 최(순실) 원장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졌어. 이전에 비해서. 다시 한번 좋은 시간이 올 것 같아. 나에게 다시 이 어려운 시간만(10개월) 지나면, 감방만 나가면.

우리 내년에는 더 잘 뭉쳐서 많은 일 해보자. 네가 얘기한 것처럼 돈 무지무지 벌어보자. 내 생각에 우리들은 서로를 보충할 팀인 것 같아. 제일 중요한 것은 독일과 유럽에서 ‘명품’ 수입업체 중심회사로 “C+I 홀딩스”(최순실의 차명 재산으로 의심받는 CNI 홀딩스)를 (최고)주력 회사로 만들 거야. 꼭 만들 거야.
약속해. 너의 아버님(사광기)과 너에게 내가 도울 수 있고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특히 네가 인간적으로 우정과 지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줄게.

새해에는 ‘드림팀’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영식 형(서울구치소)
2012년 12월24일

 

 

 

 


 


나는 최 원장(최순실)과 만나 아주 중요한 미팅을 가졌단다.
그녀를 만나는 시간은 내게 매우 중요한 시간이 되었어.

너의 아빠(사광기)랑 지난달 짧게 전화했잖아. 너의 아빠에게 확인해줬어. 내가 나가면 CNI를 잘 관리할 것이라고. 만약 어떤 중요한 것이 있다면 역삼동 CNI로 보내줘.

이제는 아름다운 봄날을 기다리고 있단다.
추운 날이 끝났으면 좋겠어.
우리 정말 돈 많이 벌자. 한국에서 오래오래 살자.
D-18. 조만간 보자.

영식 형
2013년 2월10일(일)

 

기자명 프랑크푸르트·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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