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3일 11차 공판

이날 출석한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렸다. 이수영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과 박찬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전무, 이소원 전 전경련 사회공헌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순실씨 변호인은 먼저 ‘고영태 녹음 파일’을 법정에서 틀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순실 변호인:고영태의 지인 김수현이 녹음한 녹음 파일 2000여 건을 지난번 고영태 증인신문 중 확인하자고 했다. 그런데 그중 내용을 잘 알 수 없는 녹음 파일만 법정에서 들었고, 중요한 부분은 검찰에서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생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고영태, 류상영, 박헌영, 김수현, 최철 등 이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본다. 복제 허가해주면 내용을 전부 확인하고 증거 제출하겠다.

검찰:파일 중 대다수는 김수현이 가족, 친척 등과 한 통화이다. 검찰은 본건과 관계 깊은 29개 파일에 대해 녹취록을 작성해 제출했다.

최순실 변호인:검찰 측 얘기는 녹취록이 증거로 제출돼 있으니 동의 여부를 알려달라는 건데, 녹취록 자체에 문제가 있으니 법정에서 직접 듣자는 거다. 검찰 조서를 보면 녹음을 들려주고 ‘너 이런 이야기 한 일 있냐’고 묻자 고영태가 ‘장난 삼아 그랬다, 별 의미 없다’ 이런 식으로 희석시켜놓았다.

판사:판단해보겠다. 증인신문 시작하자.


ⓒ그림 우연식2월13일 11차 공판에서 검찰(왼쪽)과 최순실 변호인은 고영태 녹음 파일 재생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이소원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전경련 사회공헌팀장인 증인은 2015년 10월21일부터 10월24일까지 4차례, 청와대에 가서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 21일 1차 회의에서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재단에 출연할 9개 그룹, 즉 삼성·현대차·SK·LG·GS·한화·한진·두산·CJ를 지정해주었나?

이소원:네.

검찰:재단 설립 후 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이용우 전경련 상무에게 전경련 직원을 미르에 파견해달라고 요구한 적 있나?

이소원:네.

검찰:파견 요구를 거절하자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게 전화해서 이용우가 뻣뻣하다고 말했고, 그 때문에 증인과 이용우가 케이크를 사들고 미르 사무실에 가서 이성한 사무총장에게 사과한 적 있지 않나?

이소원:그렇다. 기분이 참 별로였다. 처음에는 재단 설립 업무까지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 외의 다른 일을 시켜서 부담이 됐다.

검찰:10월25일 밤에 증인은 청와대 이수영 행정관에게 문자로 ‘16개 그룹 480여억원’이라고 미르재단 출연 현황을 보고했다.

이소원:그렇다. 그다음 날 최상목 전 비서관이 이용우 상무에게 이런 사항을 문자로 보낸 것에 대해 질책했다. 그래서 저도 혼났다.

검찰:최상목은 왜 질책을 한 것인가?

이소원:증거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꺼리는 느낌이었다.


이소원 증인에 대한 안종범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2015년 10월21일, 1차 청와대 회의에서 최상목이 특정 기업 9개를 지정해준 건 아니지 않나?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삼성·현대차·SK·LG 4대 그룹이 들어가는 건 당연하게 전제했고, 물류나 소비재 기업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소원:기억이 완전히 되살아나기 전에 진술한 거다. 9개 그룹을 지정해줬다.

변호인:증인 입장에서는 이게 황당한 일 아닌가. 청와대에서 갑자기 그룹 9개를 정해주면서 (돈 내라고 하니). 이렇게 황당한 일이 있으면 기억에 남지 않나?

이소원:그것보다 더 황당한 일도 많았다.


이수영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200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되었고, 2014년부터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맞나?

이수영:2월6일 금융위원회로 복귀했다.

검찰:2015년 10월19일 피고인 안종범이 증인과 최상목을 불러 전경련에서 문화(미르) 재단을 만들기로 했고 이번 주 안으로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는데?

이수영:네. 10월21일 첫 회의 하루 이틀 전이었던 것 같다. 기업들이 문화 관련 재단을 만드는데 전경련이 실무를 담당하게 되어 있으니 빨리 설립될 수 있도록 챙기라고 안 수석께서 말씀하셨다.

검찰:안종범이 지시를 할 때 출연 대상 기업에 대해서도 말했나?

이수영:이름을 얘기한 기억은 없다.

검찰:10월21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1차 회의에서 최상목이 전경련 직원들에게 출연 기업을 지시해준 사실이 있지 않나?

이수영:그런 내용을 들은 기억은 없다. 일주일 내에 재단을 설립해야 해서 계속 체크한 것은 맞지만, 어느 기업에 가서 얼마를 모아와라 그런 회의는 아니었다.

검찰:1차 회의에서 얼마를 가져오라는 얘기가 없었던 건 맞다. 최상목 비서관이 대상 기업 9개를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거다.

이수영:자꾸 물으셔서 저도 답답한 부분이지만, 저는 언급한 걸 듣지 못했다.

검찰:10월23일 3차 회의가 있었다. 이날 오전, 안종범이 최상목 비서관과 김소영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그리고 증인을 불러 재단 사무실 후보지 자료를 주고 직접 가보라고 했나?

이수영:그렇다.

검찰:재단 사무실 후보지를 둘러보러 다닐 때 김소영과 타고 다닌 차가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차량이 맞나?

이수영:그런 것 같다.

검찰:민간 재단 사무실을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답사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이수영:그렇게 생각했다.

검찰:10월25일 밤에 이소원 전경련 사회공헌팀장에게 미르재단 출연 현황을 문자로 주고받아 최상목에게 질책받은 적 있나?

이수영:그날 이소원이 어느 기업이 재단에 얼마를 냈다고 문자를 보내서 최상목 비서관에게 전달했다. 안 수석께서 ‘전경련에서 왜 이런 걸 시시콜콜하게 보고하느냐’고 했다고 최상목에게 전해 들었다.

검찰:나중에 문자가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상목이 그런 취지로 말을 한 것인가?

이수영:(말이 빨라지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 이런 내용을 우리에게 보고를 하는 거지?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이수영 증인에 대한 안종범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피고인 안종범이 재단 설립을 지원하라고 지시하면서 미르의 설립 목적이 정부의 국정 방향과 같다고 이야기한 걸로 아는데?

이수영:그렇게 이해를 했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변호인:일방적으로 전경련에 재단 설립을 지시하는 게 아니고 행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걸로 생각하고 회의에 참석했나?

이수영:그렇다. 기업이 돈을 내서 재단을 만드는데 전경련이 실무를 맡은 거라고 인지했다.

변호인:증인이 청와대나 금융위에서 근무하는 동안 민간에서 추진된 기금 모금 또는 단체 설립 등에 관여하거나 살펴본 적 있나?

이수영:제가 직접적으로 한 건 없었다. 그런데 창조경제나 문화융성을 VIP(대통령)가 강조하셨고 기업이 적극적으로 하는 건 정부 시책에 적극 동조하겠다는 기조가 있다고 여겼다.

변호인:민간과 협동, 그러니까 기업에 협조하는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여겼다는 건가?

이수영:네.


박찬호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1983년에 전경련에 입사했고 이후 사회본부장-기획본부장-상무를 거쳐 2013년에 전무로 승진한 거 맞나?

박찬호:네.

검찰: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업무를 한 것은 전경련의 자의가 아니라 청와대의 일방적인 지시 때문이었나?

박찬호:네.

검찰:거절할 수 없었나?

박찬호:상당히 어렵다. 대통령님 말씀이 있었고, 또 대통령께서 기업 회장님들께 직접 말씀을 하신 상황이었으며 경제수석실에서 직접 지시했기 때문이다.

검찰:2015년 10월24일 안종범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게 전화를 해서 재단 기금을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하고 20대 그룹도 참여시켜라. KT·신세계·금호아시아나·아모레퍼시픽은 꼭 포함시키고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도 연락해보라고 지시했다. 이승철이 전화를 받을 당시 증인도 함께 있었나?

박찬호:네. 이승철 부회장과 강촌에서 1박2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전경련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 중이었다. 안 수석에게서 전화가 오자 이승철 부회장이 나를 데리고 행사장 밖으로 나갔다. 옆에서 전화 내용을 들으면서 그날 들고 다니던 골프 조 편성표의 뒷장에 6개 기업 명단을 적었다.

검찰:그날 강촌에서 서울로 급하게 올라와서 기업들에게 연락을 한 것 맞나?

박찬호:네. 늦게까지 다 연락했다. 태반이 생면부지의 사람이고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청와대를 언급하며 돈을 내라고 하는 게 죄송했다.

검찰:결국 10월26일 16개 그룹이 출연약정서를 제출했다. 기업들은 아무런 사전 검토도 없이, 청와대 요청이라는 말 한마디에 하루 이틀 사이에 출연을 결정한 건가?

박찬호:제가 10월24일 오후 늦게 연락을 드렸으니 사실상 하루 사이라고 봐야 한다.


박찬호 증인에 대한 안종범 변호인 신문

변호인:10월25일 재단 출연금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된 경위와 관련해 묻겠다. 증인은 방금 전에 안종범과 이승철 전화를 듣고 골프 종이(조 편성표)에 6개 기업 이름을 받아 적었다고 했는데,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처음에는 메모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고 그다음에는 냅킨에 메모했다고 진술했다. 골프 종이가 기억난 건 언제인가?

박찬호:검찰 조사에서는 경황이 없었고 1년도 넘은 일이라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두 번째 조사 이후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당시 기자간담회, 골프, 메모 기억이 되살아났다. 조사 시에는 기억이 안 났지만 진술서에는 제대로 정리해 제출했다.

변호인:이게 증인이 낸 진술서다. 여기에 메모 이야기는 없다. 그렇게 세세히 기억이 났으면서 왜 메모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나?

박찬호:객관적인 것만, 사실만 적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판사: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미르재단 출연금을 받기 위해 기업에 전화했을 때, 재단이 뭐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나?

박찬호:청와대 회의에 갔던 직원들이 보고한 두 줄짜리 내용, 그러니까 문화융성과 한류 확산 그 정도만 전달했다. 이상하게 기업 임원들이 재단 사업에는 별로 관심도 없는 듯했고, 질문도 안 했다.

판사:그런 논의는 별로 안 된 건가?

박찬호:기업들은 주로 언제까지 돈을 내야 하는지, 대통령 말씀이 있었는데 청와대 수석실에서 이야기가 된 건지, 이런 걸 확인하려고 했다.


■ 2월14일 12차 공판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 4명이 법정에 섰다.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이철용 K스포츠재단 경영지원본부 부장, 김정훈 전 미르재단 사업본부장이 차례대로 나왔다.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현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3월20일 최상목 전 비서관을 다시 부르기로 했다. 허리가 좋지 않아 재판 도중 종종 일어서서 허리를 풀곤 했던 안종범 전 수석은 피고인석 뒤쪽 벽에 한동안 기대어 서 있기도 했다.


ⓒ그림 우연식안종범 전 수석(오른쪽)은 허리 통증 때문에 재판부 허락을 받아 법정에 서 있기도 했다.

정동구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2016년 1월13일부터 2월1일까지 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이사장직을 제안한 게 피고인 안종범인가?

정동구:네.

검찰:2015년 12월19일 안종범에게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안종범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했나?

정동구:네. 그날 호텔 커피숍에서 안종범 수석을 처음 만났다.

검찰:이날 안종범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체육계 원로인 증인이 덕망이 높다고 들었다며 이사장직을 제안하고 윗분에게도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 여기서 윗분은 대통령이 맞나?

정동구:그렇게 받아들였다.

검찰:안종범이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메모한 수첩에 ‘KSF(K스포츠재단) 이사장 정동구’라고 기재되어 있다. 증인을 이사장으로 하라고 안종범에게 알려준 사람이 대통령인 걸 알았나?

정동구: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검찰: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 노승일 부장이 더블루케이(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회사)에서 연구용역 제안서가 들어왔다고 보고한 적 있나?

정동구:그렇다. 막 설립한 K스포츠재단이 외부에 연구용역을 주는 것은 걸음마도 못 떼는 아기가 뛰겠다는 걸로 보여 반대하고 더 이상 말도 못 꺼내게 했다.

검찰:증인은 안종범의 연락을 받고 1월30일 처음 만난 커피숍에서 안종범을 다시 만났다. 안종범은 이 자리에서 증인이 너무 알려져 있으니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아달라고 했는데, 안종범이 사퇴하라고 한 이유가 연구용역 거절 때문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

정동구: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때 기억은 무척 불쾌하고 황당했다.


김필승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검찰 조사를 받기 이틀 전인 2016년 10월21일, 피고인 안종범의 보좌관 김건훈을 만난 사실이 있나? 이 자리에서 김건훈에게 K스포츠재단은 전경련이 주도해서 만들었고 임원도 전경련에서 추천한 걸로 해달라고 부탁받았나?

김필승:그렇다. 그 자리에서 김건훈은 나와 안 수석이 통화한 내역이 나오지 않도록 핸드폰 기록을 지워달라고 했다. 그래서 아내를 시켜 원래 쓰던 핸드폰을 처갓집에 가져다놓고 그곳에서 새로운 전화기를 개통해오도록 했다.

검찰:10월22일에 증인이 운영하던 골프연습장에서 김건훈을 다시 만난다. 김건훈은 ‘현재 상황 및 법적 검토’라는 A4 용지 두 장짜리 문건을 주면서 여기에 정리된 내용대로 검찰 조사에서 증언해달라고 한 것 맞나?

김필승:그렇다.

검찰:김건훈은 이 문건을 주려고 가져간 게 아니라 설명하려고 가져갔다가 깜빡 두고 온 걸 증인이 챙겨갔다고 하는데?

김필승:그렇지 않다. 그것을 저에게 주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제가 메모도 하고 그랬다.


김정훈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20년간 공연 기획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평소 친분이 있는 차은택이 한류를 해외에 알리는 재단이 있다고 소개해서 미르재단 사업본부장으로 입사하게 된 것 맞나?

김정훈:그렇다.

검찰:증인은 미르재단에서 한류 확산과 관련해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할 줄 알고 합류했는데 대통령 순방 행사, 청와대 관련 사업만 진행되어서 불만을 느꼈나?

김정훈:그렇다. 다른 직원들도 그 분야에서 꽤 전문가들인데 재단 내 사업계획 같은 것이 전혀 진행이 되지 않았다.

검찰:미르재단은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와 2016년 1월 총괄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그리고 계약금 2억3000만원 중 1억3000만원 상당을 플레이그라운드에 지급했다. 용역 결과물 수준은 어떠했나?

김정훈:너무 부실해서 보완하라고 몇 차례나 돌려보냈다. 수준은 거의 학생들이 써도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재단에 시급하게 필요한 주제도 아니었다.

검찰:결국 미르재단 입장에서는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대금을 쓰고 손해를 본 것 같은데?

김정훈:그렇다.


김정훈 증인에 대한 최순실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증인을 포함해 미르재단에 채용 또는 스카우트된 직원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였나?

김정훈:최소 외국어 두 개 이상씩을 구사하고 그 분야에서 10년 이상 된 전문가들이었다. 차은택이 좋은 취지로 재단을 소개했고 다른 직원들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미르에 왔다. 다들 지금 굉장히 곤란한 상태다.

변호인:최순실에게 미르재단 업무를 보고한 적 있나?

김정훈:저는 지금 여기 피고인석에 계신 분들 얼굴도 본 적이 없다.

변호인:미르에서 일하다 보니 실망스러웠다고 했지만 일년간 근무했다.

김정훈:원래는 지난해 6월에 그만두려 했다. 그때는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수습하느라 퇴직을 못했고, 이 사건 터지고 나서는 검찰에 자료를 넘겨야 할 것 같아 기다렸다가 퇴사했다.


이철용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증인은 아버지의 권유로 부친을 통해 최순실에게 이력서를 제출하고 입사하게 된 것이 맞나?

이철용:그렇다.

검찰:최순실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의 아버지 이에게 기 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철용:네.

검찰:증인은 최순실이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K스포츠재단 업무를 지시한 걸 알고 있나?

이철용:알고 있다.


이철용 증인에 대한 최순실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최순실이 K스포츠재단에 업무 지침을 내린 건 박헌영이 가져온 사업에 한정되고 나머지 대부분의 일은 재단이 자체적으로 한 거 아닌가?

이철용:맞다. 그랬다.

변호인:전체적으로 보면 최순실은 재단이 기초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관여한 거 아닌가?

이철용:잘 돌아가도록 관리한다는 생각은 했다. 재단 이사들은 봉사정신은 있지만 재단을 먼저 생각한다거나 곤란한 상황을 감내할 만한 성향은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 통제 역할을 해주었던 걸로 생각한다. 저에게도 항상 사명감을 가지라고 말했다.

변호인:K스포츠재단 직원인 노승일, 박헌영, 강은 고영태와 한국체육대학 동문이다. 고영태가 이들을 취직시켜 자기 이익을 위해 K스포츠재단을 이용하려 했던 것 아닌가?

이철용: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노승일과 강은 체육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았지만 재단을 장악할 정도의 연륜이나 경험이 없었다. 고영태는 한두 번 만났는데 좋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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