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대학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이면서 동시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생활인’이기도 하다. 대학 언론은 대학생의 이중 정체성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학 언론들의 관심은 대학 문제에 매몰되거나, 사회문제를 다루어도 대학·대학생의 현실과 따로 노는 한계를 보인다.

이번 제8회 〈시사IN〉 대학기자상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뽑은 대상작인 ‘20대, 가난을 팝니다’(대학문제공동취재단)는 그런 점에서 대학 언론이 다루어야 할 핵심 문제에 잘 접근했다. 이 기사는 대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기 위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 더 나아가 ‘가난을 팔아야’ 하는 비인간적이고 비교육적인 현실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기사의 가치는 대학 현실 자체를 고발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사는 ‘대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보장’이 사회정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임을 환기시키고 있다. 교육받을 권리는 사회가 보장해줘야 하고, 사회는 시혜 차원이 아닌 사회정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함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기사는 단순 고발에서 멈추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거나 최소한 대안을 모색할 실마리를 제기해야 한다. 기사는 단순히 소비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소통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 기사는 대학 교육의 물적 조건을 고민하는 새로운 계기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또한 가난을 팔아야 하는 대학생의 현실이 한 대학 울타리에 머무르지 않는 것임을 공동 취재라는 방식을 통해 드러낸 것도 좋은 시도였다. 단 사회정책 차원의 접근이 필요함을 전문가 목소리만이 아닌 본격적인 취재를 통해 더 체계적으로 전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대학 언론이 해야 할 하나의 모범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축하합니다!

기자명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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