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주진우·차형석·천관율·김은지·김동인·전혜원·김연희·신한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내에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구상하고 이를 추진할 태스크포스(TF)에 미르재단을 넣으라고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한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새마을운동이 자주 등장한다. 2015년 10월26일 박 대통령 지시를 적은 ‘10-26-15 VIP’ 메모에는 ‘새마을운동 국제화’ 대목이 나온다. 2015년 12월6일을 뜻하는 ‘12-6-15 VIP’ 메모에도 ‘새마을운동, 예방접종, 개발협력→협력 아이디어’라고 쓰여 있다.

2016년 2월22일 대통령 지시를 뜻하는 ‘2-22-16 VIP’ 메모를 보면,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과 관련해 깨알 지시를 한다. ‘1. 새마을 사업 TF, 아프리카 대비, 새마을운동-ODA 사업 ex)미얀마, 아프리카, KOICA 배제→신임, 새마을중앙회장:심윤종→?, TF 구성 농수산부, 외교부, 외교수석, 유네스코 직원, 실장 다, 미르재단, 보건의료 ⇒KOICA 신임 이사장→개편’이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은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으로 구상한 ‘새마을 사업 태스크포스(TF)’에서 전담 정부출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대신 TF에 관련 정부 부처가 참여하도록 하고, 유일한 민간 참여자로 미르재단을 끼워넣었다.

ⓒ연합뉴스지난해 5월 우간다 음피지 주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워크숍에 참관한 박근혜 대통령(가운데).


메모에 나온 심윤종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은 안 전 수석이 메모에 쓰기 닷새 전 2월17일 돌연 사임했다. 2013년 5월 취임한 심 회장의 임기는 2018년 3월까지다. 그가 사임한 배경을 두고 당시 의문이 일었다. 심 회장은 당시 언론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새마을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젊은 분이 회장을 맡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사단법인인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은 정관에 따라 총회에서 선임한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대통령 순방국 지정까지

신 회장 사임 뒤 박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인선에 관여한 메모를 안 전 수석은 남겼다. ‘2-28-16 VIP’라는 메모를 보자. 2016년 2월28일, 신 회장이 사임한 10여 일 뒤 박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지시한다. ‘새마을운동-최외출 1. 새마을 비정치화 2. 행자부 문제-허○○ 국장X 갑질 전형-소진광.’ 이 메모에 등장하는 소진광  교수(가천대)는 3월15일 새마을운동중앙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2016년 3월20일, 안 전 수석은 ‘새마을 국제 확산’ 사업을 위해 당시 신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소진광 교수를 면담한 내용을 수첩에 메모했다. ‘〈회장〉소진광 교수’ ‘순방 시⇒1)아프리카 2)미얀마, 베트남 3)몽골.’ 소진광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이 말한 순서대로 대통령 해외 순방과 정부 교류가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2016년 5월25일부터 6월5일까지 아프리카 3개국(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를 국빈 방문했다. 바로 다음 달, 7월4일에는 미얀마 상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7월14일부터 18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아셈(ASEM) 정상회의에 참여한 직후 몽골을 공식 방문했다.

기자명 특별취재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