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의 편지

[독자 IN] 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캐리돌 만평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 터치

[올해의 사진]

우리 유전자 안의 촛불 앞으로 닥칠 혼란과 환멸 안에서, 때론 잔잔해 사라진 것처럼 보일지라도, 서로의 눈동자에 비친 불을 보며 걸은 이 겨울의 경험이 우리 내면에 남긴 것은 누구도 앗아가지 못할 것이다. 동지는 간데없고 유령만 날아다니네 끈질겼던 말의 투쟁 소녀상은 용서를, 하고, 싶다 '선거의 여왕'을 거부하다 정부가 살해한 '우리의 소원'

[올해의 사진] 체르노빌'들'이 던지는 메시지 1986년 4월26일 이후 체르노빌은 지구이며 인류다. 아니 우리의 내면이다. 체르노빌 이전에 히로시마가 있었고 2011년 후쿠시마가 있다. 주현이가 바라보고 있다 세상에서 최루탄 가스를 가장 많이 마신 '백발 청년'  

 

[올해의 인물] 시민 김제동, 헌법을 논하다 촛불이 거리를 밝힌 두 달간, 김제동씨는 전국을 누볐다. 텔레비전 속 자신이 즐겨 쓰는 방식으로 '토크'했다. 조연을 자처하는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당신이 정당하다고 전달했다. 촛불 광장에서 최순실이 되었다 웃기는 깃발 들고 함께 울다 집회·결사의 자유를 되찾아오다

[올해의 사진] 그저 여자라서 죽는다 자궁이 있기 전에 내가 있다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아요 난민은 세월호의 국제 버전이다

[올해의 사진] 힘없는, 너는 나다 스무 살 고인의 가방에는 컵라면 한 개와 정비도구, 숟가락이 뒹굴었다.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는 눈물 자국 같은 다짐이 아로새겨져 있다. 강이 썩기 전 사람이 먼저 썩었다 피해자의 자리는 없었다

[올해의 사진] 지식 공장의 하루하루 한국에서 공부란 지식을 몸에 익히는 과정이 아니라 피부에 새기는 일이다. 노예의 몸에 신분을 인두로 지져 각인하듯 피부를 양피지 삼아 글을 새겨넣는다. 이화여대에서 시작된 느린 민주주의

[올해의 사진] 1번은 없다, 촛불은 있다 2016년 7월12일 이후 경상북도 성주는전과같을수없는곳이되었다. 평생 '1번'만 찍던 할매들이 난생처음 데모에 나섰다. 파괴의 순간, 추억의 시간이 짓밟힌다 화려하게 황폐하다 두 개의 조국 하나의 그리움 그들의 불안한 안전 그의 무덤에 사죄하라 이들에게는 송구스럽지 않은가? 동상 앞에 선 낡은 비장함 악몽을 끝내고 인간의 꿈을 꾸길 죽지 못해 내려온 날 연행되었다 안전을 관철하다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자

[올해의 사진] 저승의 숨으로 이승의 여신이 되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 해안마을에서 여성의 직업적 선택지는 오로지 해녀뿐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일을 두고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고 자조하곤 했다. 올해의 사진에 참여한 사진가 27인 시사에세이/'아직 아닌 세계'를 희망하자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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