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한국 남성 동성애자 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했다. 수강생은 게이 아홉 명. 그들은 자신들의 첫사랑, 짝사랑, 커밍아웃 경험과 주변 친구와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고백하듯 쓰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농염해져서 ‘동성 섹스’에 관한 글을 쓰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남자 얘기를 쓰며 가장 ‘남자답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의 미래를 확보했다. 언젠가 나는 “남자와 남자로서 사랑한다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시에 적었다. 그 시의 제목은 ‘인권’이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살아가며 배우지 말아야 할 말 중 하나는 절망이라고 말한 시인도 있으니, 분명히 배워야 할 말 중 하나가 인권이며 그 말에 미래가 있다고 어쩐지 말해보고 싶다. 강좌를 마치며 나는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이들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단체 사진을 찍었다. 셀카봉을 사용했다. 최근 나는 다시 시에 썼다. “허나 하느님/ 형들의 사랑을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아요”

 

ⓒ 장성렬

 

 

 

기자명 김현 (시인)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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