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만 한 자궁 안에 아기가 있었다. 짧은 팔다리를 뻗으며 자궁을 넓히던 그 아기로 인해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자궁 안에는 또 무엇이 있었을까. 그 무엇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니었으므로 내 삶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모두 내 선택이었다. 무엇이 있기 전에 자궁이 있고, 자궁이 있기 전에 내가 있다. 내 몸과 내 인생과 내 미래, 내 모든 것이 걸린 일. 결정권은 오로지 나에게만 있다. 여자의 몸은 여자의 것이다.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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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조남주(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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