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는다. 사고로 죽고, 병들어 죽고, 나이 들어 죽고, 굶어 죽는다. 여자도 사람이므로 죽는다. 여자의 죽음에는 한 가지 원인이 추가된다. 때때로 그저 여자라서 죽는다. 이 사회는 죽음을 이용하여 여자에게 두려움이라는 이름의 족쇄를 안긴다. 이는 자발적인 자기 단속으로 이어졌다.


2016년 5월17일. 그날 이후로 우리는 여자라는 성별 자체가 위험을 초래하고 그 위험이 또 다른 위험으로 이어지는, 이 특수한 죽음의 조건에 대해 생각하고 쓰고 떠들어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죽음의 조건을 밝히는 일이 기실 삶의 조건을 확장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배운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한계의 벽을 조금씩 밀어내고, 그렇게 삶의 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리고 기억할 것이다. 우리의 삶은 ‘그 죽음들’ 이후의 삶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시사IN 신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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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훈

 

 

 

기자명 손희정(문화평론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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