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8일 체포된 장시호씨(37·개명 전 장유진)를 지난 몇 달간 다방면으로 취재했다. 독자의 양해를 구한다. 이 지면에 어울리지 않지만 장시호씨를 조명한다.

그녀에 대해 취재한 내용 중 핵심만 뽑아 전하면, 먼저 장씨는 최순실 일가의 브레인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등학교 성적이 공개되면서 연세대 부정입학 의혹까지 불거졌다. 53명 중 53등(전교 등수는 261명 중 260등)이었고 교련·음악·미술을 제외하고는 전 과목 ‘가’. 체육특기생이 체육조차 ‘양’ 또는 ‘미’ 등 성적표가 공개되며 화제가 되었다. 장시호씨의 한 고등학교 친구를 직접 만났다. 친구들은 모두 ‘시호’보다는 옛 이름인 ‘유진’으로 불렀다. 한 고등학교 친구는 “유진이가 공부에 재능이 없었던 건 맞다. 우스갯소리로 전국 꼴찌를 모아도 꼴찌를 다툴 수준이라는 말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장시호씨는 최순실 일가의 체육 관련 사업을 관할하며 적극 활약했다. 성악을 하던 정유라의 진로를 승마로 돌린 장본인도 그녀였다. 장씨가 고교 시절 훈련을 할 때 정유라가 함께 말을 타기도 했다. 장시호씨의 코치가 나중에 정유라를 가르쳤다. 성격이 밝은 그녀는 인맥이 넓었다. 차은택씨를 최순실에게 소개한 이도 바로 장시호씨였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관련된 실무도 장시호씨가 처리했다고 한다. 장씨의 이모 최순실씨의 한 친구를 만났다. 최순실씨의 한 친구는 “재단이랑 회사를 한다고 순실이가 바쁘게 다녔는데 유진이가 비서랑 서류를 한 보따리씩 들고 돌아다녔다. 유진이는 순실이의 비서실장이자 기획실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유진이도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라고 불렀다”

장씨의 한 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득·순실씨의 관계를 직접 들었다며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득·순실씨가 친자매처럼 함께 살았다고 유진이가 자랑을 많이 했다. 그래서 유진이도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라고 불렀다.”

기자는 장시호씨와 개인적으로 친했던 이성 친구도 여럿 만났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한 남자친구는 “유진이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술도 엄청 마신다. 그런데 혼자 이 모든 걸 했을 리 없다. 장담하건대 옆에서 돈을 가로채가며 이 계획을 설계한 사람이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장시호씨의 뒤에 역술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기도 했다. 그녀를 잘 아는 한 친구는 “유진이와 순득씨, 순실씨는 전화로도 점을 보았다. 유진이가 계좌이체한 적이 종종 있을 정도로 점쟁이를 맹신했다. 식구들끼리 열심히 교회를 다녔는데도 점쟁이를 신뢰했다”라고 말했다.

11월18일 장시호씨가 체포되기 전까지 이모 최순실씨 관련 의혹들을 은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 장씨는 최순실씨와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입단속을 시켰다고 한다. 그녀는 거친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장시호씨한테 입단속 전화를 받은 한 지인은 기자에게 “저는 하나도 겁 안 나고 무섭지 않아요. 저보고 입조심하라고 하지 말고, 그쪽 식구들 몸조심이나 하라고요”라고 말했다.

예전에 장시호씨는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조폭을 보내는가 하면, 헤어진 남자친구 부모의 집에 건달을 보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최순실씨가 장시호씨의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욕을 퍼붓고 협박한 경우도 있었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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