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5060242
이름:윤혜영(28)
주소:경북 구미시 구미중앙로


구미시에 사는 독자 윤혜영씨는 인터뷰 내내 밝게 웃다가 딱 한 번 한숨을 쉬었다. ‘박정희 동상’ 얘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2017년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14억원 투입을 확정했다. “그런 얘기 나올 때마다 부끄러워요. 다른 지역에서 보기에 ‘구미는 무조건 박정희 편이다’ 이러는데 사실은 일하러 온 외지인도 많고, 젊은 사람들은 반발심도 커요.”

윤씨는 고등학교 3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마침 기자와 통화하기 전날 수능이 끝났다. 그래도 선생님들은 면접 준비, 원서 준비로 바쁘다. 윤씨는 11월12일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다. “평소에는 그렇게까지 시사에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화가 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거리에도 학생들이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수능이 5일 남았는데 공부도 못하겠다’라는 현수막을 든 고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봤어요. 안타까웠죠. 우리 반 애들도 ‘마음 같아서는 촛불 들고 나가고 싶다’고 하던데. 한편으로는 매주 집회가 계속된다니, 서울에 논술 보러 가는 아이들이 교통 혼잡 때문에 늦을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나라 걱정하랴, 학생들 챙기랴, 대한민국의 선생님들은 쉴 틈이 없다.

윤씨는 SNS를 하지 않아 오직 지면으로만 〈시사IN〉을 접하는 독자다. 지난 제477호 ‘붕괴’처럼 강렬한 표지 이미지를 좋아한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다 감당할 수가 없어서 좀 더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주간지를 구독하게 되었다. 앞으로 바꾸거나 개선했으면 하는 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윤씨는 한참을 생각하다 답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아요. 지금처럼만 정보의 보고가 되어주세요.”


기자명 신한슬 기자 다른기사 보기 hs51@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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