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링턴 전력국(Burlington Electric Department:BED)은 벌링턴의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미국 최초로 100%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달성한 벌링턴에서 BED의 위치는 단순히 시청 한 부서 수준을 뛰어넘는다. 닐 런더빌 벌링턴 에너지국장(사진)에게 100%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물었다.


100% 신·재생 에너지 발전 계획은 언제부터 추진됐나?

2000년쯤 시작됐다. 2014년 9월 달성했으니 근 15년 걸렸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애를 먹었다. 가격과 기술, 에너지 조합이 문제가 됐다. 전기세가 많이 올라가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짜야 했다. 이전에는 풍력이나 태양열을 제대로 활용하는 기술 자체도 없었다. 에너지 조합은 설명하기 좀 복잡하다. 발전 방식들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가령 풍력은 친환경적이지만 바람이 종일 부는 것은 아니다. 비용과 환경,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맞추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시사IN 조남진
벌링턴 시민들은 100% 신·재생 에너지 도입 후 전기세를 더 많이 내고 있나?

이전보다 전기세가 더 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한 탓은 아니다. 2008년 이후 8년 동안 인상률은 거의 일정하다.

여러 어려움이 있는데도 벌링턴 등 미국 각지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는 이유가 있나?

화석연료 시장의 극적 가격 변동을 목격해서다. 태양·물·바람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원료의 가격 변동이 예상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에 비해 전력 생산량이 줄지는 않았나?

일반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지만 우리는 예외다. 우드칩을 이용하는 맥닐 발전소가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이다. 타 지역보다 먼저 100% 신·재생 에너지를 달성한 가장 큰 이유다.

발전소 가운데에는 벌링턴 밖에 있는 곳도 있다. 버몬트 주정부와 시청의 BED가 부딪친 경우는 없었나

좋은 질문이다. 사실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46개에는 주정부가 시청 업무에 이의를 제기하는 체계가 없다. 나머지 4개에 속하는 버몬트 주에서 간혹 우리 결정에 의문을 표하는 일이 있다. 하지만 버몬트 주 역시 친환경 정책을 표방하기에 서로 원만히 조율하는 편이다.

다음 계획은?

넷제로(net-zero)다. 열과 교통 분야를 포괄하는 재생에너지 정책이다. 애초부터 100% 신·재생 에너지 발전은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에너지 효율(energy efficiency) 극대화의 첫걸음에 가깝다. 

기자명 이상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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