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전자 제품들에는 이런 무선 충전이 폭넓게 적용되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 활발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는 최근 무선 충전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신규 구매자에게 전용 고속 무선 충전기를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LG전자는 이보다 한발 빨랐다. 스마트폰 커버를 교체해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이미 많이 나왔다. 팬택은 스피커에 무선 충전 기능을 결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나이키에서는 무선 충전으로 자동 신발끈 조임이 되는 운동화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IHS 마르키트는 이미 무선 충전을 사용해본 소비자가 전체의 2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현재 널리 쓰이는 무선 충전 방식은 ‘자기유도식’이다. 이 방식의 무선 충전 원리는 역사가 꽤 길다. 1831년 마이클 패러데이가 전자기 유도를 발견한 이후 전류의 흐름과 자기장의 변화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무선 전력 전송에 최초로 이용한 사람은 니콜라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1894년 뉴욕의 실험실에서 멀리 있는 전등을 켜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때 사용한 방식이 현재 쓰이는 자기유도 방식의 무선 충전과 마찬가지이다. 전선 코일 두 개를 만들고 한쪽에 교류 전기를 가하면 다른 코일에도 전류가 흐르게 된다.
자기유도식 무선 충전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무선 충전의 편리함을 인정하는 사용자도 있지만 실망했다는 사람도 많다. 정해진 위치에 올려두어야 하고 몇㎝만 떨어져도 작동하지 않으니 진정한 ‘무선’ 충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 봤자 접촉식 충전, 거치식 충전에 그칠 뿐이라는 의미다. 배터리 용량이 점점 커지고 고속 유선 충전이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인 매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충전기와 멀리 떨어져서 의식하지 않아도 충전할 수 있는, 자기유도 방식과 완전히 다른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다. 전자기파(RF)를 이용한 충전 방식은 무선 통신을 위해 쓰는 것과 동일한 전자기파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아주 적은 전력이 필요하다면 무선 랜(Wi-Fi) 공유기와 같은 전자기파 방출 기기들에게서 에너지를 모을 수도 있다. 다만 아직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고출력의 전자기파를 이용할 경우 인체 유해성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빛을 이용한 충전 방식도 있다. 한쪽에서 에너지를 레이저로 만들어 보내면 다른 쪽에서 이를 받아 다시 전기로 변환할 수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은 또 현실이 된다
전자기파나 빛을 이용한 전력 전송 방법들은 전자제품 무선 충전뿐 아니라 우주 개발에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우주 상공의 인공위성이나 달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를 상상할 수 있다. 지상에서는 대기의 반사·흡수, 긴 밤, 공간의 제약 등으로 태양광발전의 효율이 낮지만 인공위성이나 달에서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인공위성이나 달에서 만든 전력을 무선으로 우리 지구인들이 공급받을 수 있다면? 1941년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에 처음 등장했던 이런 아이디어는 지금 실제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태양광발전 위성을 2030년까지 우주에 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우주공간기술연구원도 30조원 이상의 예산이 드는 유사한 계획을 밝혔다.
무선 충전 기술은 충전을 넘어 전선도 없고 배터리도 없는 세상을 꿈꾼다. 기술적 제약은 아직 높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이 될 때까지 무선 충전에 대한 기대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무선 통신도 과거에는 공상 과학기술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현실이 되었다. 언젠가 무선 전력 전송이 일상화되면 충전이라는 단어도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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