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서 각 정당은 20대 표심을 잡기 위해 일자리·등록금·주거 등에 관한 공약을 냈다. 정당들은, 그리고 당선한 의원들은 공약을 잘 지키고 있을까?

1990년생 말띠를 대상으로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 ‘구공백말띠(@horsefestival90)’를 3년째 운영하는 대학생 김건우씨(26)의 의문이었다.

60년마다 돌아오는 백말띠 해에 태어나 ‘자기주장이 뚜렷한 세대’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전국 동갑내기 5만명을 위한 온라인 페이지를 만들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일주일 만에 ‘좋아요’ 1만명을 돌파한 후, 청년을 위한 여러 활동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피아니스트 진보라씨(29), 삼성라이온즈 김상수 선수(26) 등의 재능기부로 동갑내기 270명과 함께 신년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행사 입장료를 봉사단체에 전액 기부했다. 현재는 구공백말띠 가을운동회를 준비 중이다.

페이스북 ‘좋아요’ 5만명을 돌파한 이후, 그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하얀 백말띠 텔레비전’을 기획했다. 지난 6월 말 페이스북 페이지로 스물여섯 살들이 바라보는 청년 문제를 댓글로 접수했다. 100여 개가 달렸다. 학자금, 취업, 보육, 내 집 마련, 사회 양극화까지 다양했다. 가장 많은 내용은 정치 불신이었다. 이런 내용을 취합해 국회의원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일일이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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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a_credit"〉ⓒ시사IN 신선영〈/div〉

20대와 국회의원 사이 ‘편견 깨기’

 

청년 몫 비례대표로 당선한 새누리당 신보라 의원이 가장 먼저 응답했다. 이후 새누리당 조경태·오신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표창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등도 화답했다. 모두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 출연했다. 김씨는 PD·작가·진행자 1인 3역을 한다. 대본도 없다. 실시간 댓글로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다는 질문을 받아 국회의원과 즉문즉답 식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즉문즉답 생방송이다 보니, 청년 문제 외에도 사드 배치와 관련한 뜨거운 논쟁도 내보냈다.

‘정당들은 청년 공약을 지키고 있을까’라는 김씨의 의문은 라이브 방송 이후 풀렸을까? 김씨는 “정당들은 모두 예쁜 그림을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했다. 여당은 창업을 강조하지만, 그것이 실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야당은 청년수당을 주장하지만 역시 일부에게만 해당되니, 모두 근시안적인 시각에 머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방송에 나와서 공통으로 ‘국회의원 특권에 관한 편견’에 대해 해명했다. 김씨는 “의원들이 방송이 끝나고 20대에 대한 편견을 일부 깼다고 하더라. 과격한 공격만 할 줄 알았는데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할 줄 아는 세대라고 평가하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오해를 허무는 것만으로도 그는 자신이 하는 방송에 만족해했다.

기자명 김지윤 〈시사IN〉교육생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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