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다수의 팬덤을 보유한 〈랑야방〉(사진)은 익히 알려져 있듯 웹 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다. 중국 내에서는 웹 소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며, 이를 웹 드라마나 웹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다양한 방면의 IP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변형적 확산에 매우 적극적이다. 차이지단은 쉬웨이저우가 출연한 〈상은〉의 원작 웹 소설의 작가로, 실제 〈역습지애상정적〉이라는 자신의 웹 소설을 웹 드라마화하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작품인 〈상은〉을 또다시 웹 드라마화했다. 2017년에는 차이지단 자신이 가장 아낀다고 밝힌 〈봉망〉을 다시 웹 드라마화할 예정이다.

웹 소설은 그 장르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에서 주류 문화와는 다른 노선을 걷게 되는데, 차이지단은 소년들의 사랑을 주로 서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문제는 이러한 비주류의 콘텐츠가 대중화되면서 다시 주류 문화 내부로 편입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상은〉에 함께 출연한 쉬웨이저우와 황징위(황경유)는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게 되면서 일정 부분 중국 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다(〈상은〉 드라마의 경우 중국 내부의 규제로 삭제된 신이 제법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규제와는 별개로 차이지단이 보이는 행보는, 우리가 이전까지 하위 문화로 인지하고 있었던 콘텐츠가 어떤 경로로 확산되는지, 또 이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전유되었을 때의 파급효과가 어떻게 산업적 이윤으로 이어지는지 고찰하게 만든다. 어쩌면 조만간 우리는 한국에서 황징위와 첸웬(진온), 그리고 린펑쑹(임풍송)을 또 다른 형태로 조우하게 될지도 모른다. 〈상은〉은 조만간 리디북스에서 번역하여 전자책으로 발간된다.

기자명 중림동 새우젓 (팀명)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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