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돗자리를 깐다. 그냥 풀밭에 털썩 앉는 것도 괜찮다. 친구들과 맥주가 곁들여진다. 그리고 좋아하는 장르의 곡이 배경음악처럼 자연스럽게 들린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여름을 맞아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내세운 뮤직 페스티벌들이 우후죽순 열리고 있다.

음악 듣고 춤추며 놀자면 클럽에 갈 수도 있겠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번 춤추고 놀려면 밤새울 각오로 집을 나서야 하고, 자욱한 담배연기와 답답한 실내에서 사람 속에 파묻혀야 한다. 이 모든 단점을 해결한 것이 페스티벌이다. 담배연기 없이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쾌적하게, 빵빵한 음향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꼭 음악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음주가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뮤직 페스티벌 나들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어디에 갈지 정하는 것이다. 일렉트로니카·록·재즈 등 각 페스티벌이 다루는 다양한 음악 장르만큼이나 그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페스티벌은 돗자리를 따로 깔 수 없는 대신 분위기가 고조되면 광란의 춤사위가 펼쳐진다. 반면 인디 음악, 재즈 페스티벌 등은 삼삼오오 그늘막과 돗자리를 펼치고 앉아 음악을 들으며 와인이나 맥주를 마신다. ‘페스티벌 공연’ ‘2016 페스티벌’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면 공연 예정인 다양한 페스티벌이 검색된다. 그중에서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가장 많이 다루는 공연이 무엇인지, 시간과 장소는 적절한지 등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라인업(출연진)을 살펴보고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나오는 공연을 가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모르는 아티스트가 온다고 머뭇거릴 필요는 없다. 이런 페스티벌의 즐거움 중 하나가 내가 몰랐던 보석 같은 아티스트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시사IN 신선영공연에 나서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미리 귀에 익혀놓으면 페스티벌 당일 몇 배 더 즐길 수 있다.

어떤 페스티벌을 즐길지 정했다면 티켓을 구매하자. 티켓 구매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페스티벌 좀 쫓아다닌다 하는 사람들은 해당 페스티벌이 열리기 1년 전부터 홈페이지를 주시한다. 보통 페이스북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지되는데, 페스티벌 오픈 6개월~1년 전에 정가에 비해 50%가량 저렴한 ‘얼리버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누가 올지, 언제 열릴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구매하는 게 단점이다. 올해 가고 싶은 페스티벌이 있었지만 뒤늦게 소식을 접했다고 해서 아쉬워하지 말자. 내년에도 얼리버드 티켓은 판매하니까.

‘내년에 또 와야지’ 결심하게 되는 순간

티켓 결제를 마쳤다면 페스티벌 날짜를 즐겁게 기다리자. 라인업 공지가 뜨면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미리 들어보는 것도 좋다. 아는 음악이 많으면 많을수록, 공연장에서 더 많이 흥얼거릴 수 있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지산 록 페스티벌 등 규모가 큰 페스티벌들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멜론이나 네이버 뮤직 등에서 미리 ‘예습 목록’을 제공하기도 한다. 해당 아티스트들의 최신곡과 인기곡 위주로 미리미리 귀에 익혀놓으면 페스티벌 당일 몇 배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페스티벌에서는 옷차림으로도 각자 자신의 개성을 드러낸다. 평소 입지 못했던 과감한 옷을 마음껏 입을 수 있고, 조커나 슈퍼맨 등 독특한 코스튬으로 여러 사람에게 사진이 찍혀 SNS에서 유명인이 될 수도 있다. 연인과 함께 간다면 커플룩을, 절친한 친구와 함께 간다면 트윈룩을 입을 수도 있다. 너무 앞서나가서 평소 배척받는 패션 센스를 지닌 사람이라면, 그동안 마음껏 뽐내지 못했던 감각을 자랑할 기회다. 물론 10시간 이상 바깥에서 움직여야 하는 만큼 편한 옷이 낫다. 그러나 1년에 몇 번 없는 ‘축제’의 날이니만큼 옷차림을 통해 분위기를 띄워보는 것도 좋다.

당일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에 도착하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공연장 안에서 파는 식음료가 비싼 탓에 입장도 하기 전에 바깥에서 돗자리를 깔고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업체에서 나와 홍보를 하며 이런저런 기념품을 주고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대낮부터 처음 보는 사람과 건배를 하고 한잔 마실 수도 있고, 신기한 코스프레를 한 사람이 있다면 다가가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도 좋다. 타임테이블을 확인하며 관심 있는 아티스트가 언제 나오는지 체크하는 것도 필수다.

잔디밭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다가 춤을 추고, 한숨 자다 일어나서 가볍게 저녁을 먹고 또 음악을 듣는 시간. 저녁이 깊어질수록 분위기는 무르익고, 나중엔 페스티벌에 온 관객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음악에 몸을 맡긴다. 여름의 서늘한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공연의 마지막에 울려 퍼지는 함성을 들을 때, 분명 ‘내년에 꼭 또 와야지’ 결심하게 될 것이다.

기자명 중림동 새우젓 (팀명)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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