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10곳 미만이었던 제주 게스트하우스는 2016년 현재 네이버 지도에 등록되어 있는 업체만 800곳이 넘을 정도로 급증했다. 오늘 지나간 길을 내일 다시 가면 새로운 게스트하우스가 생겨 있을 정도다. 단, 생겨나는 만큼 문을 닫는 곳도 늘고 있어서 어느 지역보다 그 변화 속도는 빠르다. ‘게스트하우스 천국’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 한두 곳을 추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 〈2만원의 행복: 게스트하우스 제주〉 저자인 강희은씨가 제주 게스트하우스를 네 가지 테마별로 소개한다.

① 여자 혼자 쉬러 와도 괜찮아

■ 미스홍당무

미스홍당무.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 이곳이 미스홍당무인 이유는 홍당무로 유명한 평대리에 있기 때문! 시원한 성격의 주인 언니는 육지에서 내려와 2012년 5월 평대리에 문을 열었다. 여행자들이 담소를 나누며 사용할 수 있는 카페 공간과 주인장 공간, 그리고 게스트 공간이 각각 독채로 만들어져 ㄷ자로 놓여 있다. 마당엔 물고기 모양의 잔디가 자라나 마치 초록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 같다. 미스홍당무의 창문들은 전부 하나의 그림처럼 달려 있다. 차분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편안한 시설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꽤 이름난 곳이다. 총 1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므로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홀로 쉬기에 더없이 좋다. 토스트, 수프, 계절과일, 커피 또는 주스가 조식으로 나온다.

제주시 구좌읍 평대4길 20-1(070-7715-7035)
blog.naver.com/mhongdangmoo
도미토리 2만5000~3만원·2인실 6만원

 

■ 타시텔레

제주에 정겨운 마을이 많지만 가시리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없었다. 차 한 대가 지나갈 만한 좁은 길들이 뻗고 만나고를 반복하고, 남의 살림살이가 훤히 보이는 대문 없는 집들이 마주 보고 인사를 한다. 티베트어로 ‘공손히 웃으며 인사한다’는 뜻을 가진 타시텔레는 가시리마을의 유일한 게스트하우스다. 골목에서 입구로 들어오지 않으면 가까운 거리인데도 신기하게 잘 보이지 않아, 바로 앞까지 와서도 못 찾는 여행자가 꽤 있단다. 그래서인지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느낌이다. 건물은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로 구분되는데, 전부 싱그러운 연둣빛이고 넝쿨이 수북이 감싸고 있다. 그 앞으로 나무 테라스와 잔디가 깔린 마당까지 말 그대로 온통 초록이다. 자연을 닮은 주인아주머니는 30년 동안 창고로 쓰다 비워둔 건물을 직접 개조해 지금의 타시텔레를 만들었다. 의자며 테이블이며 바닥·천장까지 전부 원래 가지고 있던 재료로 만들거나, 무언가를 만들고 남은 재료를 썼다. 어디 하나 칼같이 반듯하게 떨어지는 맛은 없지만, 재료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정겨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무가당 건강식이 아침상으로 차려지고, 끊어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미산가 팔찌와 작은 파우치 만들기 등 바느질 공예를 배울 수도 있다. 동네에는 폐교를 보수해 만든 자연사랑 갤러리와 가시리의 보물 따라비오름이 있으니, 타시텔레에 머무른다면 꼭 들러야 한다! 굳이 뭔가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흘러가는 대로 바람 가는 대로 있으면 좋은 곳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1776(010-3785-1070), cafe.naver.com/bimtashidelek, 도미토리 2만원·2인실 5만원

■ 룸바

패션을 전공한 20대의 유쾌한 두 여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빛이 산란하게 부서지는 공천포를 따라 걷다 보면 은은한 하늘색 대문이 발길을 붙잡는다. 검은 돌담들 사이 하늘색 대문이 있는 이곳이 게스트하우스 룸바다. 마당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이 게스트하우스, 왼쪽이 작은 카페인데 메인 컬러인 화이트와 파스텔톤의 노랑·파랑·분홍이 어우러진 로맨틱한 컬러가 돋보인다. 두 여인은 학창 시절부터 좋아했던 도미니크 아벨 감독의 영화 〈룸바〉를 모티브로 이곳을 만들었다. 한가로운 공천포만큼 한가롭게 머물 수 있는 룸바의 침대는 모두 2층 침대가 아닌 1층이다. 게다가 도미토리로 구성된 방이 모두 2인실이라 무척 조용하다. 룸바 여기저기 놓인 작은 소품들과 LP는 그녀들이 이곳에서 계획하며 몇 년간 천천히 모아온 물건들. 두 여인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제주에 내려와 그 어렵다는 제주에서 집 구하기를 해내고, 직접 벽지를 뜯고, 핸드코트를 바르고, 바닥의 타일을 붙였다. 그래서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감각적으로 꾸민 작은 카페 창으로는 은빛의 공천포가 그림처럼 걸려 있다. 카페 한쪽 구석엔 룸바에서 직접 만든 디자인 소품도 판매한다. 카페 천장엔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미러볼이 하나 걸려 있는데, 손으로 직접 돌리고 밑에서 직접 플래시를 터뜨려야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엔 그만이다. 오늘도 룸바에선 산란히 빛을 부수는 은빛의 공천포처럼 은빛 미러볼이 돌아간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70-6(010-5913-4445)
blog.naver.com/jejurumba, 도미토리 2만원

■ 이응

이응 게스트하우스는 밖에서 보기엔 두부 썬 듯 반듯한 나무벽 건물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서 반전을 거듭한다. 거실을 따라 이어지는 복도와 갤러리 카페 한쪽 벽면엔 검은 돌들이 향연을 이룬다. 이응의 주인장은 해녀학교 5기 졸업생이다. 해녀학교를 설명하는 그녀의 표정에서 진심 어린 제주 사랑이 느껴진다.

제주 게스트하우스들이 점차 무료 서비스를 늘려가는 이때, 이응 게스트하우스는 수건 대여나 픽업 서비스 이용시 1000~2000원의 소액 유료 서비스를 고집한다(조식 서비스는 무료).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파괴되는 제주가 마음 아프다는 주인장은 미미한 돈이지만 많은 이들과 함께 제주를 아끼고 싶어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인 돈은 환경단체와 제주올레에 후원한다. 그녀는 단지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제주와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주상절리가 빼어난 해안절벽 박수기정이 이응이 자리한 대평리를 품고 있으니, 박수기정을 바라보며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는 산책도 빼놓지 말자.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810번지(010-6212-6375)
blog.naver.com/teafight, 도미토리 2만원·2인실 5만원

■ 자유

제주 해안가의 분주함을 벗어나 고요히 쉬어가고 싶다면 무조건 중산간으로 가야 한다! 중산간 송당리에 있는 자유 게스트하우스는 ‘삼촌’이라 불리는 주인장이 운영한다. 체크인과 체크아웃 시간이 따로 없다. 게스트하우스 이름처럼 모든 게 자유다. 해가 지면 별빛투어를 진행한다. 게스트하우스 건물 중간 지점에는 하늘을 향해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 쉴 수도 있다. 저녁에는 삼촌이 만들어주는 맛있는 제주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방 안에는 편백나무 향이 솔솔 풍겨 편안하다. 제주의 진짜 모습은 사실 해안이 아닌 중산간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우거진 숲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아보자.

제주시 대천동 송당리 2394(010-5498-3060)
cafe.naver.com/jejufreedom, 도미토리 1만5000원

② 친구·가족과의 하룻밤이라면

■ 나무이야기

동물도 말을 하고, 풀도 꽃도 바람도 그리고 나무도 말을 한다. 이곳 나무이야기의 나무들은 전부 말을 한다. 서투른 사람에겐 충고하고, 지친 사람은 위로한다. 사장님도 촌장님도 아닌 나무꾼이라고 불리는 이곳의 주인장은 나무를 닮은 중

년의 아저씨다. 나무꾼 아저씨는 근처 동네에서 아내와 오순도순 세탁소도 함께 운영하는데, 자녀들이 다 자라 독립하면서 이 집을 손봐 2011년 8월에 게스트하우스로 오픈했다. 제주에 수많은 게스트하우스가 있지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주인장 중에 제주 토박이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나무꾼 아저씨는 제주 정보를 한가득 갖고 있다. 유명 관광지가 아닌 세월 속에서 얻어진 추억 많은 장소들 이야기가 재미있다.

초등학생 시절 나무꾼 아저씨는 마을 어르신들이 나무와 지푸라기를 손으로 꼬는 장면을 보았는데, 사람 손을 따면 탈수록 반들반들 빛이 나는 나무가 참 예뻤단다. 그 후부턴 틈만 나면 무언가 만들기 시작했고, 하나둘 모은 것이 지금의 나무이야기가 되었다. 잠을 자는 숙소인지 나무를 전시하는 전시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나무 작품이 가득하다. 침대는 모두 편백나무로 옹이 하나하나를 살려 나무꾼 아저씨가 만든 것이다. 한 그루 한 그루 생김새가 다르듯 침대 역시 단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다. 세련되게 꾸며진 요즘 숙소들과 비교하면 사뭇 투박한 모습이지만, 편백나무 향으로 그득한 곳에서의 하룻밤은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기 충분하다.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153-3(010-3389-4071)
cafe.naver.com/treestory123
도미토리 2만원에서 4인실 8만원까지

■ 달팽이

언젠가 〈달팽이 식당〉이라는 일본 영화를 봤다. 주인공 린코가 하루에 딱 한 테이블의 손님을 받는 식당을 운영하는 내용이다. 린코는 예약 손님이 좋아하는 음식과 취향, 직업, 꿈 등을 조사해 정성스레 준비한다. 그렇게 오직 그날의 손님만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가며 자신도 상처를 치유해가는 내용을 담은 영화는 오가와 이토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그 오가와 이토의 〈달팽이 식당〉을 모티브로 오픈한 곳이 바로 ‘달팽이 게스트하우스’이다. 달팽이는 옆집·윗집·아랫집으로 꾸며진 총 세 채의 게스트하우스다. 클래식한 윗집, 소소하게 꾸며진 거실 난로가 매력적인 옆집, 큰길에서 문 앞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인 ‘올레’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아랫집까지 각 집들은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낸다. 달팽이라는 이름처럼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제주에서 한 차원 더 평온하게 흘러가는 곳이 달팽이 게스트하우스이다. 고즈넉한 마당에 친환경적인 인테리어로 친구끼리는 물론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 머물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 도시의 바쁨을 잠시 잊고 하루쯤은 달팽이 같은 삶을 추구해보는 건 어떨까?

서귀포시 서호동 766-3번지(010-4493-0419)
blog.naver.com/jejusnail
도미토리 2만원에서 4인실 10만원까지

 

■ 외돌개나라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한 하르방을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할망바위 ‘외돌개’ 근처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다. 2010년 6월 문을 연 외돌개나라의 주인장은 전 세계에 안 가본 곳이 없다. 살굿빛 돌조각들을 모자이크처럼 붙여 만든 스페인풍 건축물은 기억에 남는 하룻밤을 만들어준다. 넓은 잔디 마당과 여유로운 정원이 있고, 클래식을 사랑하는 주인장의 고상한 취향 덕에 정원에서는 온종일 클래식이 흘러나온다. 게스트하우스치고 평수가 넉넉한 방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하다. 외돌개나라 부근 일대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게스트하우스 주변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여행이 된다. 도미토리는 여성 전용으로만 운영되며, 서로 소통하는 어울림과 조용한 쉼이 가능한 곳이다.

서귀포시 서홍동 744-13(080-732-1188)
www.olle7.com, 도미토리 2만원에서 15평 8만원까지

 

 

■ 잠도둑

성산일출봉 인근 삼달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2011년 8월 오픈했다. 2만원에 아침밥·저녁밥까지 거하게 한 상 차려지는 말도 안 되는 서비스를 자랑하는 곳이다. 넉살 좋은 아저씨와 음식 솜씨가 뛰어난 동화작가 김영희씨가 운영한다. 운이 좋으면 두 부부의 귀여운 아들의 프로급 장구 연주도 들을 수 있다. 건축가인 아저씨가 만든 특이한 발판의 나무 침대가 인상적이다. 남을 게 있을 턱이 없어 보이는 밥상을 보면 ‘잠도둑’이 아니라 ‘밥도둑’이 더 어울린다. 든든하게 먹는 것이 최고의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여행자들은 무조건 머무르자!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148(010-6395-1337)
deepsleep.fortour.kr, 도미토리 2만원·가족룸 별도 문의

③ 개성 넘치는 숙소에 당황하셨어요?

■ 소낭

소낭의 아침은 유난히 일찍 시작된다. 계절을 따라 몇 분씩 차이가 있지만 매일 새벽 6시가 되면 모든 여행자들이 부스스 일어나 오름으로 향한다. 오름은 제주에 존재하는 기생화산이다. 5분이면 오르는 작은 오름부터 한라산과 같은 큰 오름까지 제주 안에는 오름이 368개나 있다. 1년 동안 매일 한 곳을 올라도 3개가 남는 수이다. 이곳 소낭은 제주의 오름을 사랑하는 남성미 넘치는 촌장님이 운영하는 곳이다. 학창 시절에나 하던 자기소개부터 고기를 접시에 담는 방법 그리고 오름 투어까지, 촌장이 지도(?)한다. 여행자의 의견은 이곳에서 대수롭지 않다. 소낭의 법은 곧 촌장이다. 그렇다고 섭섭해할 필요는 없다. 새벽부터 깨우는 소리에 짜증 내던 여행자도 촌장이 보여주는 제주를 보면 곧 숙연해질 테니! 자연 그대로의 제주를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촌장의 따뜻한 선물이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891-7(064-782-7676)
cafe.naver.com/jejusonang, 도미토리 2만5000원

■ 산방산온천

산방산 탄산온천을 아는가? 6일 일정의 여행 중에 5일을 이 탄산온천에서 보낸 여행자를 본 적이 있다. 산방산 탄산온천은 국내 온천 중 유리탄산, 나트륨 성분 등의 최대 함유로 인정받은 곳인데, 고혈압과 류머티즘, 원기회복과 미용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이런 효능을 모르면 몰랐지 알면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매력적인 여행지 탄산온천. 이곳에는 한 번에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게스트하우스가 자리 잡고 있다. 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체크인을 하면 탄산온천 2회 무료 입장권을 준다. 마치 김밥을 사면 주는 단무지처럼. 성인 온천 비용이 1회 1만2000원이니 굳이 따지자면 단무지를 사면 김밥을 주는 셈이다. 탄산온천은 사실 목욕탕 같은 느낌인데, 물속에 몸을 담그면 사이다 속에 들어간 것처럼 작은 기포들이 방울방울 맺히며 찌릿찌릿하고 물에서 나오면 개운하다. 도보 여행자들과 페달을 밟느라 지친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966(064-792-2544)
www.sanbangsan.co.kr
도미토리 1인 2만원(온천 2회 포함). 4인 9만~17만원

 

■ 달리도서관 게스트룸

달리(Dalli)는 ‘달빛 아래 책 읽는 소리’의 줄임말이다. ‘달리’ 세상을 보자는 의미에서 이렇게 근사한 이름을 붙였다. 이도2동에 자리한 달리도서관은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책으로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이곳은 기증과는 또 다른 형태의 책 나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읽던 책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을 때, 감명 깊었던 책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곳으로 책을 보낸다. 책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고, 원하면 언제든지 가져갈 수도 있다. 한마디로 책들이 여행하는 공간이다. 오전에는 북카페, 오후 5시 이후는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한다. 게스트에게는 북카페의 차와 머핀이 제공되며, 마음에 드는 책을 밤새도록 읽을 수도 있다. 제주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그리 거창하지 않은 건물의 2층이지만, 달리도서관 문을 열면 책 특유의 따스한 온기가 가득하다. 여행 중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3000~4000권의 책을 품은 달리에서 지겹도록 책장을 넘겨보는 건 어떨까? 아마 당신의 여행도 달리 보일 것이다.

제주시 이도2동 1017번지 2층(064-702-0236)
cafe.daum.net/dallibook, 게스트룸 1인 2만원

④ 여럿이 모이면 더 즐거운 게스트하우스

■ 클럽jj

중문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로 오픈한 지 6년이 넘은 곳이다. 중문 문화단지 건너편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서 문화단지와 선임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매일 저녁 7시가 되면 1층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가 열리는데, 재료로는 제주 1등급 오겹살만을 고집한다. 가마솥에 장작을 넣어 만든 불판에 노릇노릇 구워진 오겹살을 먹으며 중문의 지는 해를 바라보다 보면 나 홀로 여행자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 제주를 지금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어느 곳에 꽃이 만발했는지. 어느 맛집이 좋은지 등 최신 정보가 가득하니 정보 공유에도 유익하다. 조식으로는 7가지 반찬을 곁들인 푸짐한 가정식이 제공된다. 도미토리 외에 인디언 텐트와 캠핑카 룸도 있으므로 색다른 하룻밤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추천한다.

서귀포시 색달동 2472-1(064-738-8151)
www.club-jj.co.kr, 도미토리 2만원·캠핑카 5만~6만원

 

 

■ 백패커스홈

서귀포시에서 가장 번듯한 시설과 규모를 가진 곳이다. 유럽풍 붉은 지붕의 백패커스 게스트하우스는 기업형 게스트하우스다. 이곳은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4만여 개 숙박업체 중 고작 300곳을 선정하는 ‘굿스테이’에 당당히 등록된 곳이다. 도미토리마다 화장실이 갖춰져 있고, 여러 개의 파라솔이 줄지어 있는 큰 마당에 카페까지 넉넉히 갖춰진 공간이 인상적이다. 화·목·토요일에는 바비큐 파티가 저녁 6시부터 열리며, 카페에서는 자유롭게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앉아서 책을 읽어도 된다. 귤 수확 철엔 귤을 박스째 가져다놓아 제주 귤맛을 즐길 수 있다. 외국인이 북적대는 곳이라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에도 좋다. 나무 수출회사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답게 인테리어 대부분이 나무로 되어 있어 따뜻한 느낌이다. 지하에는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펍 느낌의 휴게 공간도 있다. 바로 길 건너에는 서귀포에서 가장 맛있다는 해물뚝배기집 삼보식당이 있으며, 걸어서 15분 정도면 이중섭 거리와 매일올레시장에 갈 수 있다.

서귀포시 서귀동 315-3(064-763-4000)
www.backpackershome.com
도미토리 2만원에서 3인실 7만7000원까지

기자명 글·사진/강희은 (여행자·〈게스트하우스 제주〉 저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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