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는 이들은 ‘사업은 쪽박, 투기는 대박’이라고 곧잘 비꼰다. 아닌게 아니라 이 후보가 회장을 지낸 현대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김경준씨와 동업한 회사는 망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부동산 투자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 사업 실패를 메우고도 남았다. 이 후보가 1993년 신고한 재산총액은 62억3200만원. 2007년에는 331억원(부동산 재산만 325억원)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이 후보나 친·인척이 보유한 부동산 근처의 땅을 사라는 말이 나온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어김이 없었다. 이 후보가 서울시장에 취임한 직후인 2002년 10월 뉴타운 사업이 발표된다. 은평 뉴타운에 이 후보의 땅이 있었다. 이 일대 땅값은 2002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올랐다. 2004년 11월 서울시는 서초 법조단지의 고도 제한을 완화하는 도시정비계획을 세운다. 법조단지 안에는 이 후보 소유의 건물 두 채가 있었다.

이 후보와 가족들이 서울·경기·강원·충북·대전·경북·제주 등지에 땅을 가지고 있는데, 부동산 투자자라면 참고할 만하다. 특히 이 후보의 두 형이 보유한 여의도 4분의 1 크기의 땅은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투자 유망 지역이다.

이명박 후보의 재산 관리인으로 의심받는 처남 김재정씨. 그를 따라가 보는 것도 흥미롭다. 김씨가 손댄 땅은 각종 개발 계획과 맞물려 들썩였다. 김씨와, 이 후보의 친형 상은씨 소유 회사인 다스는 2003년 5월 전자·기계 관련 무역회사를 인수해 홍은프레닝으로 이름을 바꾼다. 홍은프레닝은 서울 천호사거리 인근 땅을 사들이는데 2003년 11월 이 땅이 뉴타운에 포함됐다. 이곳에서 홍은프레닝은 2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1987년에 산 충남 당진 땅 부근에는 아산신항과 한보철강이 들어섰다. 1988년 사들인 대전 유성의 임야도 관광특구로 개발됐다. 1990년 매입한 강원 고성의 땅 인근에서는 세계잼버리 대회가 열렸다.

이 후보는 서울 강남 등지에 건물 세 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0년과 2003년 자신의 임대 소득을 94만원으로 신고했다. 이를 근거로 건강보험료를 월 1만3160원만 냈다. 이명박 후보 진영은 제도상 허점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제도의 맹점을 이용하는 것도 땅테크에서는 중요한 요소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