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윤무영지난 7월22일 민변이 주최한 ‘검찰 과잉수사의 문제점’ 긴급 토론회.
이명박 정부의 전방위적 파상 공세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 옛날 운동가요의 가사처럼 “조금만 더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라는 강경한 자세로 단 한치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경희대 정치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박세훈씨(28). 그는 “주변에는 ‘한번 나가볼까 했는데 물대포도 쏜다고 하니 안 나갈란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반대였다”라고 말했다. “폭력 진압 때문에 더욱더 전의를 불태우게 됐다. 5공화국도 아닌데, 이런 식의 진압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대학생 안본아씨(25)도 비슷한 경우다.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날, 사람들이 물대포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전보다 별로 과격하지 않은 집회였기에 그녀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사실 평화 집회가 계속됐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가끔씩 시위에 참석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력 사용이 계속되면서 오히려 감정이 격해지고 시위에 열심히 나가게 됐다.”
조·중·동 광고 중단운동을 벌이는 요리 커뮤니티 ‘82쿡닷컴’의 한 회원은 “오히려 최근 사태를 통해 많은 사람이 조·중·동에 대해 더욱더 깊이 깨닫게 됐다”라고 전했다. “정부와 검찰이 시민의 상식도 무시한 채 ‘알아서’ 조·중·동을 도와주는 걸 보고 기가 막혔다. 주부들은  ‘이제야 알게 돼서 창피하다’며 꿇리지 않고 더욱더 당당하게 나서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경찰의 출두 요구서까지 받은 최 아무개씨(37)는 약간의 ‘편법’을 동원했다. “가족의 걱정이 커서 겉으로는 근신 중이지만, 몰래몰래 다 한다. 다른 아이디를 만들어서, 후원할 것 다 후원하고, 서명할 것 다 서명한다.”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인터넷 카페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 운영진 중 한 사람인 이철씨는 “회원 수가 더 늘었다. 조선일보가 카페 폐쇄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된 날에는 하루 1만명이 가입했다. 역대 최고였다. 검찰 수사가 발표된 날에는 5000명이 가입하기도 했다. 오히려 카페 회원이 우리 활동이 미진하다고 불만이 많다. 제대로 안 한다고 화를 낸다”라며 회원의 ‘못 말리는 적극성’에 혀를 내둘렀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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