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중국 경제는 시한폭탄?


진퇴양난이 따로 없군


투기꾼들의 협공 작전, 통하였느냐

 

아베도 ‘엔고’에 떨고 있다

 

2월9일 10년 만기 일본 국채의 수익률이 -0.025%로 떨어졌다. 일본 역사상 최초의 사태다.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현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국채(정부가 돈을 빌렸다는 증서)는 상환받을 원리금 규모가 미리 정해져 있는 금융상품이다. 정해진 날짜에 국채를 정부에 제시하면 10만 엔을 지급받는다는 식이다. 이에 비해 국채 가격은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변동한다. 수요가 많으면 국채 가격은 올라간다. 반대의 경우엔 떨어진다. 8만 엔으로 국채를 샀다면, 만기에 2만 엔(원리금 10만 엔에서 국채 매입가인 8만 엔을 제외한 금액)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수익률은 25%(2만 엔/8만 엔×100). 국채 수요가 늘어나 그 가격이 9만 엔으로 올랐다면, 수익률은 11.1%(1만 엔/9만 엔×100)로 떨어진다. 간혹 수요 폭증으로 국채 가격이 원리금을 웃돌기도 한다. 상환될 원리금은 10만 엔인데, 무려 12만 엔을 투자해서 국채를 구입하는 경우다. 12만 엔을 투자하면 2만 엔의 손실을 보게 되므로, 해당 시점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6.7%(-2만 엔/12만 엔×100).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현상이다. 미국 국채도 2008년 세계금융 위기 직후 한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사태가 모든 나라의 국채에서 발생하지는 않는다. 미국·일본 등 경제대국의 국채에서만 나타난다.

ⓒ연합뉴스일본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2월3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더라도 디폴트(원리금 상환 불능) 가능성은 극도로 낮은 미국·일본 등 경제대국의 국채를 ‘투자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런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해당 국채의 수요와 가격은 상승한다. 심지어 국채 가격이 상환 원리금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디폴트를 당하느니, 국채 투자로 손실을 예상 가능한 수준(상환 원리금이 미리 결정되어 있으므로)에 묶어두겠다는 전략도 가능하다.

결국 글로벌 투자자들이 경제대국의 정부 이외엔 어떤 경제 주체도 신뢰할 수 없을 만큼 불안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이런저런 금융상품에서 탈출한 자금이 일본 국채로 한꺼번에 몰린 결과, 그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놓은 것이다. 일본에 좋은 일도 아니다. 해외 자본이 일본 국채를 매입하려면 먼저 엔화를 매입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엔화 가치는 오른다. 엄청난 규모의 양적완화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기를 부양해온 아베 정부로서는 끔찍한 상황이다. 실제로 엔화가 폭등하면서 일본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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