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

진흙에 던져진 유승민 연꽃을 피울까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증언자


최경환 씨는 알까? 중진공의 애틋한 마음을


철학의 빈곤, 막말 수준의 언사


‘대륙의 실수’ 바람 한번 거세네


집밥이 별건가유 이렇게 하면 쉽쥬?


동양인 편견에 대한 결정적 한 방


세 살배기 주검 앞에 지구가 울었다


흙수저 입에 물고 ‘노오력’ 해봤자

 

웨슬리 스나입스와 우디 해럴슨이 주연한 〈덩크슛〉이라는 농구 영화가 있었다. 원제는 ‘White Men Can’t Jump’. 백인은 덩크슛을 못한다는 편견이 깔려 있다.

미국에서 동양인은 야구를 못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류현진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쏟아지면서 동양 투수들에 대한 편견은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동양인 타자들은 여전히 점프를 못하는 존재였다. 15년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의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높이 평가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치로에게는 ‘번트왕’ ‘똑딱이’ ‘땅볼타자’이라는 비아냥이 따라다닌다.

국내 프로 리그 성장을 증명하는 빛나는 사례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진출한 강정호(28)의 성공은 동양인 타자는 안 된다는 선입견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올 시즌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부드러운 스윙, 빠른 배트 스피드, 강한 힘’을 앞세운 강정호는 4번과 5번을 번갈아 치면서 피츠버그 공격의 중심 구실을 했다. 특히 결정적인 상황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강정호의 가치는 수비 부담이 큰 내야수였다는 점에서 더 커진다. 강정호는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와 3루에서도 완벽한 수비를 보였다. 그야말로 메이저리그급 수비였다. 시즌 막판 다리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신인왕을 노려볼 만큼 빼어난 활약으로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유명 칼럼니스트 맷 스나이더는 강정호를 피츠버그 최고의 영입으로 꼽았다. 또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손에 꼽히는 영입 성공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AP Photo강정호는 이번 시즌 막판 다리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신인왕을 노려볼 만큼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한국 프로 야구의 첫 메이저리그 직행 야수. 미국 프로 야구 시스템으로 성장한 추신수에 비해 강정호는 국내 프로 리그의 성장을 증명하는 빛나는 사례가 됐다. 강정호의 성공은 국내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러시를 이끌었다. 이미 포스팅 비용만 1285만 달러(약 147억원)를 기록한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맺었고, 김현수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다. 황재균·손아섭 등 국내 대표 타자들의 시야도 이제 메이저리그에 가 있다.

강정호는 올 한 해 국민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준 스포츠 스타이기도 했다. 다음카카오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찾아본 검색 인물은 강정호 선수였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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