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2. 7월2일 새벽, 수원의 어느 유흥가에서 폭력조직을 내사하던 경찰 두 명이 조폭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기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A경사와 B경장이 조직 동향에 관해 물어본 뒤 폭력배들과 헤어졌는데 느닷없이 조직원 한 명이 쫓아와 B경장의 얼굴을 때리더란다. 관계자는 이어, 공권력 확립 차원에서 엄정 대처할 것임을 밝혔다. 각 포털에 뜬 기사 밑에는 줄줄이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시민은 때리더니 조폭한테는 터지고, 잘 논다” “맞을 만하니까 맞은 거다” “3개월 갓난아이에게 소화기나 뿌리지 말고, 군홧발과 방패로 여대생 패지 말고, 경찰은 조폭하고 살인범이나 제대로 잡아라” 등등 대부분 고소해하는 반응이다.
장면 3. 7월3일 새벽, 경찰청 홈페이지(www.police.go.kr)에 접속해보니 팝업창이 하나 뜬다. “〈촛불집회〉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팝업창(사진)에는 촛불집회의 폭력성을 부각한 동영상·사진·글 등이 올라와 있다. 6월28일과 29일에 있었던 집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전경버스를 부수거나 경찰에 폭력을 휘두르는 등 시민의 폭력성을 부각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특히 눈에 띈다.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점점 치사해지는 경찰청” “경찰청장님, 본격적인 공안정국으로 돌입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식의 비아냥성 글이 계속 올라온다.
바야흐로 경찰 수난시대다. 집단적 가치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개인으로서 경찰의 처지, 물론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보복성 대응은 결국 불모를 심화시킬 뿐이다. 지금 이 조직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자료를 모아 객관적인 시점으로 정리하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된다면 아마 직접 피해자인 시민이 먼저 경찰을 배려하리라.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