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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치 혀를 잘못 놀리면 목숨이 날아간다. 시대가 시대니만큼 목숨은 부지하더라도, 목숨 같은 전재산이 날아가는 수도 있다. 최근에 세 치 혀를 잘못 놀렸다가 시민들의 뭇 전화를 받고 방송계에서 아웃당하기 일보 직전까지 간 연예인 정 아무개양이 산증인이다.

지난주에 두 건의 ‘세 치 혀’ 사건이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두 가수의 설왕설래 키스가 사람들을 설왕설래하게 만들었다. 한 명은 숨기려던 뮤직비디오의 진한 키스 장면이 새어 나가 문제였고, 한 명은 자랑인 줄 알고 자기의 ‘키스신’에 대해 말한 게 문제였다.

지난 6월20일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윤도현(사진)이 그랬다. “딸하고 키스하다 혀를 넣어 (아내에게) 혼나기도 한다.” 물론 윤도현 딸은 아직 어리다. 우리 나이로 네 살이다. 그래도 딸한테 “쪽” 하는 뽀뽀도 아니고 ‘혀’ 어쩌고 하니까 방청객들이 놀랐는데, 그 표정을 본 그가 덧붙였다. “뭐 내 딸인데 어때.” 윤도현은 “어떤 날은 딸과 키스를 하고 싶어 집에 일찍 들어간다. 내 딸은 목청이 좋아 키스를 하다 혀가 들어가면 ‘혀 빼!’라고 귀가 먹을 정도로 소리를 지른다”라고까지 말했다. 그것도 자랑처럼 말이다.

놀란 사람들은 굳은 혀를 풀어 말했다. “딸 입에 혀 집어넣는 게 자식 사랑이냐?” 물론 그런 사람만 있나? “그게 왜 자식 사랑이 아니냐?”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자기 자식 예뻐서 그런 걸 별 참견을 다 하네요.” 별 참견하지 말고, 그가 딸과 설왕설래 키스를 쭉 하게 내버려두란 소리인데, 결국 궁금증만 남은 누군가는 조용히 읊조릴 따름이다. 자기 자식 예쁘다고 어린 자식과 ‘딥 키스’를 즐기는 이들이 대한민국에 이리도 많았던 거야?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 한 가지 덩달아 궁금하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너무 예쁘면…. 혹시? 그것도, 내 강아지인데 어때? 고개를 저으며 남은 궁금증을 생각한다. 남의 가정사는 어디까지가 ‘남의 가정사’고, 어디서부터 경찰·교도관 같은 남들까지 모두 알아야 하는 가정사일까? 그냥 ‘닥본사’, ‘닥치고 본능 사수’하면 되는 건가? 세상 아빠들이 딸을 사랑하시는 방법도 참 여러 가지다.

그냥 시나 즐기자. 세계 명작시 가운데 ‘키스’라는 시가 있다. 그 시는 오만 가지 키스가 갖는 달콤한 뜻에 대해 노래한다.

“손 위에 하는 것은 존경의 키스, 이마 위에 하는 것은 우정의 키스, 뺨 위에 하는 것은 감사의 키스, 입술 위에 하는 것은 사랑의 키스, 감은 눈 위에 하는 것은 기쁨의 키스, 손바닥 위에 하는 것은 간구의 키스.” 그리고 그 시는 노래한다. “그 밖에 하는 것은 모두 미친 짓!”

기자명 조은미 (오마이뉴스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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