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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 하면 공부, ‘공부’ 하면 유유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2014년 10월 20일 월요일 제3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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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할 때의 유유다. 중국 시인 최호의 시 ‘등황학루’에 보면 유유라는 구절이 있다. 중국어를 전공한 조성웅 대표가 지었다. 이름처럼 유유자적하며 책을 만들고 싶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혼자 책을 만들면서 마케팅도 해야 한다. 동료 편집자들이 내년이 주목되는 출판사로 유유를 꼽았다. 3년차에 접어든 출판사 유유는 공부·중국·고전을 키워드로 책을 펴내는 1인 출판사다. 파주출판단지 인근, 조 대표의 집 방 한 칸이 유유의 사무실이다.

‘공부’와 관련된 책의 반응이 좋았다. 특히 프랑스 수도사 세르티양주의 <공부하는 삶> 출간 당시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찾아보니 의외로 ‘공부’라는 주제와 어울리는 책이 많았다. 읽기의 기술을 다룬 <단단한 독서>, 공부 원리에 대한 책 <공부책>, 인문학 초보 주부들의 ‘공부 길잡이’ <공부하는 엄마들> 등 올해에만 10권을 냈다.

조 대표는 생각의나무, 돌베개 같은 출판사에서 일했다. 책 만드는 일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다 독립을 결심했다. 편집자로 일하면서 철학자 강유원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선생이 늘 강조하는 게 ‘공부’였다. 늘 공부하는 삶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조 대표가 다룰 수 있는 ‘문사철(문학·역사·철학)’ 영역 중 문학을 제외한 역사 일반, 교양서를 취급한다.
  <div align = right><font color=blue>ⓒ시사IN 조남진</font></div>조성웅 대표(위)는 자기 집 방 한 칸에 출판사 유유를 차렸다.  
ⓒ시사IN 조남진
조성웅 대표(위)는 자기 집 방 한 칸에 출판사 유유를 차렸다.
국내 저자의 책이 별로 없고 번역서가 대부분이다. 번역서를 출간하는 게 신생 출판사로는 수월한 면이 있다. 국내서를 기획해도 구상한 대로 원고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는데 외서는 이미 나와 있어서 판단이 용이하다. 외서를 추천하는 에이전시가 소개해준 책은 내지 않았다. 대개 신간을 권해주는데 굳이 최근작을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 저자의 책도 낼 생각이다.

유유의 책은 글자가 크고 판형이 작은 편이다. 독자 중 20~30대가 거의 없다. 30대도 후반이고 주로 40대다. 눈이 나빠질 만한 나이다. 독자들도 글자를 크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486 세대가 책을 많이 읽는다. 평소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우리 책을 본다. 책을 안 읽던 분들이 읽지는 않는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책을 만들지만 머릿속으로는 독자 폭을 최대한 좁혀 편하게 읽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 디자인도 단순한 편이다. 복잡하고 현란한 표지보다 한눈에 들어오는 책을 만들자고 했다.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도서정가제와 공급률(서점에 들어가는 책값. 출판사마다 정가 대비 비율이 다르다)에 대해서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할인율이 5% 줄었다. 출판사 역시 공급률을 5%씩 올려야 상식적으로 맞는 건데 그러지 않고 있다. 큰 출판사가 먼저 시작하고 같이 밀어붙이면 되는 상황이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유유를 비롯해 기대를 모으는 작은 출판사들의 당부는 비슷했다. 내년에도 잘 버티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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