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관련된 책의 반응이 좋았다. 특히 프랑스 수도사 세르티양주의 <공부하는 삶> 출간 당시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찾아보니 의외로 ‘공부’라는 주제와 어울리는 책이 많았다. 읽기의 기술을 다룬 <단단한 독서>, 공부 원리에 대한 책 <공부책>, 인문학 초보 주부들의 ‘공부 길잡이’ <공부하는 엄마들> 등 올해에만 10권을 냈다.
조 대표는 생각의나무, 돌베개 같은 출판사에서 일했다. 책 만드는 일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다 독립을 결심했다. 편집자로 일하면서 철학자 강유원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선생이 늘 강조하는 게 ‘공부’였다. 늘 공부하는 삶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조 대표가 다룰 수 있는 ‘문사철(문학·역사·철학)’ 영역 중 문학을 제외한 역사 일반, 교양서를 취급한다.
유유의 책은 글자가 크고 판형이 작은 편이다. 독자 중 20~30대가 거의 없다. 30대도 후반이고 주로 40대다. 눈이 나빠질 만한 나이다. 독자들도 글자를 크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486 세대가 책을 많이 읽는다. 평소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우리 책을 본다. 책을 안 읽던 분들이 읽지는 않는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책을 만들지만 머릿속으로는 독자 폭을 최대한 좁혀 편하게 읽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 디자인도 단순한 편이다. 복잡하고 현란한 표지보다 한눈에 들어오는 책을 만들자고 했다.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도서정가제와 공급률(서점에 들어가는 책값. 출판사마다 정가 대비 비율이 다르다)에 대해서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할인율이 5% 줄었다. 출판사 역시 공급률을 5%씩 올려야 상식적으로 맞는 건데 그러지 않고 있다. 큰 출판사가 먼저 시작하고 같이 밀어붙이면 되는 상황이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유유를 비롯해 기대를 모으는 작은 출판사들의 당부는 비슷했다. 내년에도 잘 버티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