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욕이란 끝이 없다. 분명 성배에 대한 욕심에 눈이 먼 도노반이 백골이 되어 죽는 걸 눈앞에서 봤는데도, 슈나이더 박사(앨리슨 두디)는 성배를 가지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도노반은 가짜 성배에 손을 댔으니 죽은 게 당연하지만 지금 저기 절벽에 대롱대롱 걸려 있는 건 진짜 성배고 조금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으니 난 괜찮을 거야. 인디아나 존스의 만류를 무릅쓰고 절벽에 매달려 성배에 손을 뻗던 슈나이더 박사는 결국 저 깊은 절벽 아래로 사라져버린다.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의 가장 매력적인 악당이던 슈나이더 박사는 그렇게 극중에서 퇴장했다. 이 일화가 남긴 교훈은 “성배는 인간의 탐욕 따위로 건드려도 좋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것.

인간의 탐욕이란 끝이 없다. 무상급식 이슈에 시장 직을 걸었던 오세훈이 정치적으로 사망한 걸 당대표 시절 눈앞에서 봤는데도,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결국 무상급식을 중단해버렸다. 오세훈이야 시장 직을 연계했으니 그 모양이 난 게 당연하지만 나야 그러진 않았으니 괜찮을 거야. 무상급식을 중단하자마자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가 8위에서 6위로 올라간 걸 보면 성공한 것처럼 보이긴 한다. 하지만 정작 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율이 9.7%에서 7.8%로 하락했다. 다른 조사에서는 도민의 59.7%가 무상급식 중단을 ‘잘못된 결정’이라 답했다. 제6공화국의 대통령 중 자기 텃밭을 놓치고도 당선된 사람은 아직 없다. 우리는 대선 행보 욕심 따위로 애들 밥상을 건들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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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승한 (칼럼니스트)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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