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체포조 40여 명을 이끌고 있는 피해자 단체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의 김상전 대표를 만났다. 대구지검이 최근 조희팔 은닉 재산을 일부 찾아냈다. 지난 6년 넘게 조희팔 앞에만 서면 검찰과 경찰은 한없이 작아졌다. 2008년 11월 사건이 터질 때부터 우리는 다단계 회사의 간부나 상위 직급자로 구성된 ‘조희팔 사건 피해채권단’이 조희팔의 끄나풀이라고 호소했지만 검찰과 경찰에서는 외면했다. 6년이 지나서야 수사 재개 명령이 내려져 빙산의 일각이라도 찾아낸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검찰 수사관이 뇌물 1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수만명이 나와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알고 보니 검경에 수많은 조희팔 장학생이 있었다. 조희팔에게 부정한 돈을 받은 이들이 6년 넘도록 계속 붙잡히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그것도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부장검사나 검찰 사무관, 총경급 선에서 조희팔에게 수십억원대 부정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 윗선과 정치권 거물들에게는 로비가 없었겠는가.

ⓒ바실련 제공김상전 바실련 대표는 ‘검경 로비 자금만 수십억원대인데 거물들에게는 로비가 없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여전히 조희팔이 살아 있다고 믿나? 사망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하나도 없다. 2012년 경찰은 조희팔 친아들에게 들은 얘기와 연출한 장례식 사진만으로 사망 발표를 했다가 비난이 일자 사망을 확정할 수는 없다고 한 발 뺐다. 조희팔이 죽었다면 세력이 와해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조희팔 은닉 재산의 경영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조희팔 조직은 철저히 조희팔과 일대일로 연결된 방사형이다. 조희팔의 핵심 측근들도 조희팔은 절대로 죽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바실련에 들어온 조희팔 생존 관련 제보는 어떤 것들이 있나? 중국에서 목격했다는 제보가 여러 건 들어왔다. 경찰청에서도 베이징에서 조희팔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바실련에 확인 요청을 해오기도 했다. 중국 조폭들이 도와서 제3의 장소(필리핀·캄보디아·라오스)로 이동했다는 제보도 있지만 베이징에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조희팔 은닉 재산의 현황은 어떤가? 2008년 밀항 당시 조희팔의 제3자 은닉 재산은 부동산뿐이었다. 당시 전국 49개 센터에서 하루에 움직이는 현금만 1000억원대였다. 그 돈을 부동산과 명동 사채, 해외투자 등에 분산 은닉해두었다. 검찰이 발표한 은닉 재산은 사채로 빼돌린 760억원으로 전체 은닉 재산 2조원 가운데 빙산의 일각이다. 제3자 명의로 된 부동산과 해외투자 명목으로 숨긴 엄청난 재산을 찾아내야 한다. 또 정치권 인사들과 검경에 건넨 막대한 뒷돈도 밝혀내야 한다. 그동안 밝혀진 검경 로비 자금만도 수십억원대에 이르지 않는가. 검찰이 남은 은닉 재산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보나? 지금은 1라운드에 불과하다. 앞으로 우리가 가진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재수사와 특검 도입을 요구할 것이다. 엄청난 피해자를 양산한 사건에 대해 지난 6년 동안 검경은 무능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다단계 사기 집단 피해자들이 피해 회복을 받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례를 만들고 싶다. 국내외에 은닉한 자금을 찾아내고 조희팔을 잡아들이려면 특검이나 특별 수사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올해 중으로 조희팔을 압박해 자수시키거나 우리가 꼬리를 잡아서 끌고 오겠다는 각오로 뛰고 있다.
기자명 정희상 전문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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