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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의원(사진)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촛불문화제에서 무대에 올라 발언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다. 민주당이 대책위를 만나러 갔다가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면박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에게 강 의원과 민주당의 차이를 물었다. 답변은 간단했다. “강기갑은 특정 정당의 의원이라기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온몸으로 막은 정치인이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강 의원을 특별 대우하는 것은 대책회의뿐만이 아니다.  그가 3보1배를 하면 시민이 그 뒤에서 함께 절을 하고, 거리행진을 하면 주변에 사람이 몰려 사진을 찍고 악수를 청한다. 그가 자유발언을 하는 동안 무대 뒤쪽에는 사인을 받거나 같이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이 몰려든다. 민주당 의원이 단체로 앉아 있어도 눈길 한번 받지 못하는 것과 역시나 대조된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최민씨(30)는 강 의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옷과 수염이 멋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얼핏 들으면 엉뚱하지만 넘겨버릴 수는 없는 대답이다. 기자가 집회에서 만난 시민 가운데 강기갑 의원을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강기갑 의원은 사람들이 과거 갖고 있던 ‘두루마기를 입고 다니는 농민 출신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 ‘쇠고기 문제’를 결합해 확고한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라고 ‘강기갑 신드롬’을 설명했다. 결국 강 의원은 다른 정치인과 달리 이슈가 되기 전부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왔기 때문에 ‘쇠고기 정국’이 닥쳤을 때 이를 자기 이미지로 만들어 국민에게 신뢰받는 대중 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다.

기자명 박근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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