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안희태의료봉사단은 시위현장의 ‘감시자’ 구실까지 맡고 있다.
노란 조끼를 입고 시위 현장을 누비는 의료봉사단(사진). 이들의 임무는 단순히 부상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참가자에게 현장 상황을 알려 사고를 예방하고, 전경의 폭행이 감지되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들것으로 피해자를 ‘구출’하는 것도 의료봉사단의 일이다.

의료봉사단원은 서로 이름을 모른다. 거리시위가 처음 시작된 5월 넷째 주 주말. 진압 과정에서 많은 부상자가 나오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이 다음 아고라에서 만나 급히 ‘오프라인’에서 뭉쳤다. 단원은 서로를 부를 때 ‘아고라 닉네임’을 쓴다. 이름을 알리자고 하는 일이 아니기에 실명은 밝힐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의료단 구성원은 매일 바뀐다. 꾸준히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아고라에서 보고 시간이 될 때 와서 하루씩 활동하는 사람이 더 많다. 평일에는 보통 20여 명, 주말에는 70여 명이 참여한다. 현직 의사와 간호사가 많다. 병원에 거짓말을 하고 휴가를 받았다는 참가자도 있다. 한 남성 단원은 시위 현장에서 구급활동 중 다리를 다쳤다. 그래도 매일 나와 현장을 지킨다.

이들은 부상자가 발생하는 시위 진압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의료봉사단은 지금 언론에 나오는 시위대의 부상 정도가 크게 축소됐다고 입을 모은다. 한 참가자는 “6월1일 새벽에만 이가 부러지고 턱뼈가 주저앉은 사람, 안구출혈에 뇌진탕 증세를 보인 사람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이 많다. 경찰은 감추는 데만 급급하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박근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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