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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률씨 추도식장에 참석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김용길 회장(65·사진)을 만나보았다. 그는 다섯 살 나던 해 히로시마에서 피폭당한 1세대다.원폭 피해자 1세의 실태를 들려달라.지난 5월10일부터 9일 동안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방문해 자료를 뒤져보니 일본인 피폭 1세대 생존자는 25만명이었다. 한국은 현재 2600여 명이 생존해 있다. 당시 전체 피폭자 70만명 중에서 7만명이 한국인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국인 피폭자 생존율은 일본의 10%에도 채 못 미친다. 이것은 한·일 양국 정부가 한국인 피폭자를 ‘빨리 죽도록’ 방치하고 외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현재 한국인 피폭자 지원에 할 도리는 다했다고 주장하는데….

1965년 한·일협정 당시 대일청구권자금 5억 달러는 원폭 피해자 문제를 제외했던 액수다. 일본은 대내외 압력이 거세지자 1990년 한국인 피폭자 복지회관 건립비로 40억 엔을 한국 정부에 제공했지만 이걸로 끝난 게 아니다. 일본 내 피폭자와 재한 피폭자는 엄청난 차등이 있다. 그 비용을 계산하니 약 23억 달러였다. 협회에서는 한·일 양국 정부에 이 보상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구했다. 피폭 2세 김형률씨 추모제에 협회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참석했는데….그동안 1세 피해자 단체가 2세 피해자 문제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고 김형률 씨는 비록 유명을 달리했지만 하늘에 있는 6만여 한국인 피폭 희생자도 그를 대견하게 여기고 지켜줄 것이라 본다. 그의 뜻을 받들어 핵무기의 가장 큰 피해자인 우리가 반핵반전 평화운동에 나서려고 한다. 전국 지부별로 조를 짜서 반핵평화 100만명 서명운동을 곧바로 시작하겠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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