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안희태
경향의 약진이 놀랍다. 최근 회사 분위기는?
주목도와 영향력이 전보다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일선 기자가 상당히 고무됐으며, 좀 더 나은 신문을 만들겠다는 결의도 더욱 강해졌다. 이명박 정부 쪽의 반응은 없나?기자들로부터 현 정부 사람들이 우리의 보도와 비평에 매우 불편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 정국에 잘 대응할 수 있었던 요인은?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경향은 지난 몇 년 동안 신문의 질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악전고투해왔다. 그것이 지난해부터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반향을 일으키다가, 이번에 쇠고기 파동 보도를 계기로 대중에 확산된 것 같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본적인 견해가 있다면?우리는 이명박 정부라고 해서 특별히 더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신문처럼 특정 정치세력·이념에 봉사하기 위해 신문을 만들지 않는다. 오로지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하고자 한다. 다만 ‘리버럴한 진보’를 추구한다는 기본 관점은 있다. 그 관점에서 봤을 때 현 정부는 성장·개발주의와 시장 만능주의 정책 기조라 할 수 있다. 견제와 비판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정부가 노골적으로 광고 탄압을 선포했다. 부담은 없나?나 역시 회사 간부라서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향신문의 강점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신문이라는 사실이다. 정부가 뭐라고 나오든, 신문 제작에 전혀 변수가 안 된다.

진보 언론이 공히 위기인데, 타개책은 없을까?경영 문제는 자구책을 만드는 것 외에 대안이 없어 보인다. 다른 측면으로는, 강준만 교수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사람들이 말로만 ‘진보’라 하지 말고 그에 맞는 매체를 봤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최근 보수 언론을 절독하고 우리 신문을 구독하는 현상은 아주 고무적이다.

경향과 한겨레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나?꼭 답해야 하나? 갑자기 김종구 편집국장(한겨레)의 얼굴이 떠올라 겁난다(웃음).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성과물로 만들어진 한겨레가 우리 사회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고, 또 중요한 자산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일부에선 상대적으로 진보 정권이라는 이유로 권력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경향은 한겨레보다는 이념적인 면에서 좀 자유로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같이 진보 가치를 추구하지만 우리가 덜 얽매이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신임 사장과 기자들이 유임을 요청했다.공식적으로는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 내가 뭐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듯하고, 기본적으로 신임 사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자명 고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intered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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