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과 민간 구난업체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와의 수상한 커넥션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언딘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참사 다음 날(4월17일) 사고 수습을 위해 계약한 민간 구난업체다. 이 업체는 현장 구조 활동을 독점하고 있다.

사고 초반 해경은 언딘에 대해 단지 ‘민간 잠수사’라고만 표현했다. 그러다 수색 활동 참여가 배제된 다른 민간 잠수사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자 4월19일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해경 장비기술국장)은 언딘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언딘은 경찰이나 군보다 뛰어난 잠수업체로 심해 잠수 전문 구난업체다.”

하지만 고 대변인은 언딘과 계약을 맺은 곳이 청해진해운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여기에 언딘의 김윤상 대표이사가 최상환 해경정비안전국장, 김용환 전 남해지방해경청장 등 전·현직 해경 간부와 함께 언딘이 회원사로 있는 해양구조협회 부총재를 맡고 있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연합뉴스언딘의 바지선 리베로호. 해경은 인근에 대기하던 다른 바지선은 ‘필요 없다’며 돌려보냈다.

핵심은 해경이 언딘에 대해 ‘정부보다 뛰어난 구난업체’라고 두둔하며 구조 및 수색 과정을 독점시킨 효과가 과연 나타났느냐는 점이다. 당초 해경이 잠수사 750여 명을 투입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할 수 있는 언딘 소속 전문 인력은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은 물론 바지선도 언딘이 가져온 리베로호만 현장에 투입했다.

부산에서 60시간에 걸쳐 이동해 사고 해역에 4월22일 도착한 대형 바지선 현대보령호는 수색에 참여하려고 사고 지점 10㎞ 밖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해경은 ‘필요 없다’며 돌려보냈다. 구난 전문가들은 해경이 143m에 이르는 세월호 앞뒤로 바지선 두 대를 설치해 집중 구조 활동을 벌였더라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가 현장에 가져온 ‘다이빙벨’에 대해서도 해경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허해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가 가져온 다이빙벨은 안 된다고 하더니 언딘 측이 뒤늦게 강릉의 한 대학에서 빌려온 다이빙벨은 묵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거센 비난이 일자 4월24일 김석균 해경청장은 목포로 철수한 이종인 대표에게 다시 다이빙벨을 가지고 들어와 수색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기자명 정희상 전문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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