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윤무영국진씨(위)는 “동생이 가진 신앙의 힘으로 통일교회가 더욱 발전하리라 자신한다”라고 말한다.
세간에는 아버지가 후계 구도를 문형진-문국진 쌍두마차 체제로 짜려고 한다는데….
동생은 종교 쪽, 나는 경영관리 쪽으로 기용하셨다. 1993년부터 미국에서 KAHR라는 민수용 총기 제작사를 세워 CEO를 맡아 성공한 경험을 높이 사신 것 같다. 한국에 오기 전 미국 회사는 1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해 개인적으로는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부르시니 어쩔 수 없이 들어왔다.

종교 교주의 아들이 총기류 회사를 운영했다는 것이 좀 뜻밖인데…. 미국에서는 민간 총기 소유가 자유롭고 제작도 합법이다. 대학 시절부터 총기와 사격에 관심이 많아 신형 총기 설계로 미국 특허를 6개나 땄다. 총기 회사를 설립한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총을 개발해 미국 경찰에 공급해 큰 이익을 남겼다. 원래 취미가 사격, 사냥 등인데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그럴 공간도 시간도 없어 답답하다. 그래도 재단 경영이 아버님과 교회, 신자를 돕는 일이어서 보람을 찾는다.

통일그룹 재단 경영을 맡아 어떻게 바꿨나? 2005년부터 통일그룹 재단 이사장을 맡아서 3년간 대대적 경영 수술을 단행했다. 와보니 33개 이상의 회사가 방만하게 운영돼 80% 이상이 적자였다. 곧바로 경영 진단을 벌여 11개 회사를 매각하는 등으로 정리하고 현재 22개 회사만 남겼다. 1년 만에 1000억원대 적자를 350억원대 흑자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 문제로 머리가 아파 잠을 못 잤다.

문 총재가 그룹을 적자 상태로 유지해온 이유는 어디에 있었다고 보나?

아버지께서 국내에서 시작하신 통일그룹 재단은 종교 목적이었기 때문에 사업 쪽에서는 필연적으로 적자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아버님은 적자를 보더라도 모든 사람을 자기 자식으로 생각해 품고 오셨으니까 기업 운영은 좀 안 되는 편이었어도 기반은 계속 넓혀오신 거다. 외환위기 직후 부도까지 맞았고, 결국 국내 그룹의 적자를 개선해달라고 나를 부르셨다.

통일그룹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총매출 8000억원에 순익은 350억원대다. 22개 기업 중 용평 콘도를 개발하면서 운영 면에서는 아직 흑자가 아니지만 개발 이익을 좀 봤다. 발전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일화는 2005년 당시 연간 60억원 적자였다가 경영 개선을 통해 흑자로 전환시켰다. 자본금 2000억원대 규모의 선원건설과 상장회사인 일신석재도 알짜 회사다.

아버지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대부분 타국에서 종교가 들어와 정착했지만 아버님은 한국인으로서 종교를 일으켜 세계 각국에 전파하셨다. 통일교가 커지면서 그 많은 사람이 다시 한국으로 온다. 로마가 지금 전세계 기독교인의 성지이듯 통일교가 발전하면 한국이 세계 통일교인의 성지가 되는 것이다. 종교의 영역을 넘어서서 보더라도 아버님은 정말 애국하셨다고 본다. 그동안 세계 각국을 돌며 벌인 수많은 활동과 사업은 한국의 대외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됐고, 돈도 한국에서 나간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교회 헌금과 기업 운영을 통해 국내로 들여왔다. 막내 동생 형진씨가 사실상 통일교 책임자가 된 데 대해 서운함은 없나? 동생은 지금껏 종교로만 살아왔다. 비록 내 동생이지만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검소하게 살며 목회에 전념하는 모습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버님은 동생이 하버드 대학에서 종교학 박사 과정까지 공부하기를 원하셨지만 나는 동생이 석사를 마쳤으니 바로 아버님을 이어 목회를 시작하게 해달라고 강력히 건의드렸다. 동생이 가진 신앙의 힘으로 우리 교회가 더욱 발전하리라는 믿음과 자신감이 있다.

기자명 정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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