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경남 산청 양수발전 하부댐 공사 전경. 아름다운 지리산 내대계곡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예산 낭비는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직접 미칠 수 있을까. 전기요금에는 전력산업기반 부담금이 3.7%가량 포함되어 있고, 이는 한국전력을 비롯한 5개 발전사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전력수급 계획에 실패한 정부의 잘못된 시책은 바로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식경제부 측은 양수발전 건설과 운영에 직접적인 국고 보조는 없다고 주장하나, 분명히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양수발전의 과도한 외형 키우기는 생태계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양수발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경북 예천에는, 7km에 달하는 산 정상부 상부댐 진입로로 덤프트럭이 쉴새없이 오간다. 상부댐 부지 한쪽에서는 토목공사에 필요한 토석을 캐내는 석산 개발이 한창이다. 발파를 알리는 사이렌이 한참 울리더니 굉음과 함께 봉긋했던 작은 봉우리가 털썩 주저앉는다. 이렇게 토석을 캐기 위한 발파는 매일 일어난다.

지리산 산청 양수발전댐은 2001년 건설 당시부터 생태계 파괴 논쟁으로 주목되었다. 이 댐은 국립공원 경계에 맞닿아 있는 고운동계곡과 내대계곡에 들어서 있다. 하부댐 주변 마을의 토종꿀·차·곶감 따위 재배에 끼치는 영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들어선 7개 양수발전소, 13개 댐에 의한 수몰 면적만 해도 512만3990㎡(약 155만 평)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 717개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면적이다. 진입로·변전시설·송전시설·편의시설·토석장 같은 면적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진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는 하나같이 댐 수몰 예정지의 보호종 야생식물 이식과 야생동물 영향 최소화를 공사 조건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공사 이후에 모니터링이나 관리를 제대로 하는 곳은 없다.

기자명 윤소영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간사)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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