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풀며
리처드 도킨스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이기적 유전자〉로 논란을 일으켰던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쓴 과학 교양서. 우주의 탄생과 별들의 비밀에서부터 DNA 지문 분석과 진화생물학의 첨예한 논쟁까지 경이롭고 아름다운 과학의 세계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비유가 풍부한 문장이 유려하다.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펭귄뉴스〉로 데뷔했던 젊은 소설가 김중혁의 두 번째 소설집.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엇박자 D〉를 비롯해 2005~2007년 계간지에 발표했던 단편 8편을 묶었다. 소설은 피아노·LP음반·오르골 등 작가가 수집한 온갖 소리의 모음처럼 보인다. 비트적 상상력이 재미있다.


          

 


페르세폴리스 2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새만화책 펴냄

샤 정권과 이슬람 혁명, 이라크와의 전쟁까지 격정적인 시기에 성장기를 보낸 이란 소녀 사트라피. 그녀의 성장 보고서가 1편에 이어 이어진다. 오스트리아 빈에 정착한 그녀는 정체성 혼란과 연애 성장통을 겪으며 지쳐가다가 그리움을 안고 이란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흙-함께 숨쉬는 생명들의 희로애락
EBS 제작팀 지음, 낮은산 펴냄

2005년 6월 방송되어 시청자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EBS 자연 다큐멘터리 〈흙〉의 내용을 책으로 옮겼다. 감동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그대로 살리면서, 등장하는 생물 개체들의 생리와 흙의 관계, 생태 순환이나 광합성 같은 과학 원리를 더 친절하게 담아냈다.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시집, 문학과지성사 펴냄

1994년 심보선 시인의 신춘문예 데뷔작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풍경’이라는 시. “가장들이 서류철처럼 접혀 귀가하고 있다”라는 마지막 구절은 오랫 동안 입 안에 남았다. 그 시인이 데뷔 14년 만에 첫 시집을 펴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편지가 도착한 것처럼 그의 시편 58편이 반갑다.


          

 


나쁜 기업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프로메테우스출판사 펴냄

요컨대 ‘나쁜 기업 잔혹사’ 정도 되겠다. 우리와 친숙한 유명 브랜드 업체들이 노동 착취, 전쟁, 환경 파괴를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이미 세계화한 경제 권력과 정치 집단의 결탁 관계를 보여준다. 툭하면 ‘반기업 정서’ 운운하는 경제신문이 환영하지 않을 책.


          

 


겁 많은 자의 용기
이문영 지음, 삼인 펴냄

군사독재 시절, 이문영 교수는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지식인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다. 그 결과 세 번에 걸쳐 9년6개월 동안 해직되었고, 5년간 투옥되었다. 그는 ‘허용해서는 안 될 최소’를 고집한다고 말한다. 염치없는 사회에서 이 최소주의자의 삶과 생각은 낯설지만 귀하다.


          

 


올가의 반어법
요네하라 마리 지음, 마음산책 펴냄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쓴 여성 지식인 요네하라 마리의 역사소설이 출간되었다. 자전적 경험을 소재 삼아 스탈린 시대를 무대로 가혹한 삶을 산 무용교사 올가의 인생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다룬다. 시대의 폭력에 시달렸던 자에 대한 애정과 지배권력에 대한 분노를 그린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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