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시즌도 마지막을 향해 가는 요즘, 서울에서 가볍게 떠날 수 있는 태안반도를 추천한다. 태안반도에는 해수욕장이 29개, 수목원이 3개 있어서 바다도 보고 꽃도 보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또한 5개 코스로 이루어진 솔향기길은 걷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바닷가에선 저절로 갯벌체험을 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여행이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40년의 인생이 담겨 있는 천리포수목원
태안반도에는 수목원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바로 천리포수목원이다. 잘 정비된 수목원의 식물들이 인상적이었지만, 그보다 더 감동을 준 것은 이곳을 세운 고 민병갈 원장이었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출신으로 1979년 귀화해 이름까지 바꾸고 이곳 태안에 정착해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을 세웠다. 천리포수목원은 전 세계 60여 개국, 1만3200여 식물종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수목원이다. 한평생 결혼도 하지 않고 식물 연구에만 헌신한 원장의 열정이 느껴져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40여 년간 비공개로 운영되다가 2009년에 개방된 천리포수목원은 민병갈 원장이 별세한 후에 공익법인으로 등록,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