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천(千)의 얼굴을 가진 섬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풍경이 다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그 모습이 다르다. 제주도의 삶과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여행을 권한다.
제주의 자연과 풍속을 쉽게 배우는 곳,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어느 지역을 여행하든 박물관은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다. 그 지역을 소개하는 박물관에 가면 그곳의 자연과 환경, 삶의 모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국립 제주박물관, 제주민속촌박물관 등이 그렇다. 이 중에서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풍속 등에 관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을 한 바퀴 돌면서 디오라마를 보고 설명을 듣다 보면 섬나라 제주도가 형성된 과정과 그로 인해 조성된 자연환경, 삶의 조건 등에 대해 저절로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제주도 사람들의 풍속을 이해하게 된다. 공항에서도 가깝다. 여행의 시작으로 삼으면 좋다.
조금 높은 곳에서 제주도를 굽어보는 곳, 용눈이오름
제주도에 가면 너나 할 것 없이 올레를 걷는다. 하지만 나는 올레보다 오름을 더 좋아한다. 오름이야말로 제주도의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름’은 화산 폭발 시 2차 폭발에 의해 이루어진 일종의 ‘기생화산’이다. 제주도에만 368개 오름이 있으니 매일 하나씩 오른다 해도 1년이 넘게 걸릴 만큼 많다. 오름을 오르지 않고서 제주도를 제대로 안다고 말하기 어렵다. 가파른 오름도 많지만 용눈이오름, 제지기오름, 군산오름, 지미오름 등 아이들과 함께 가도 전혀 힘들지 않은 오름도 많다.
특히 용눈이오름은 김영갑 사진가가 사랑했던 오름으로 유명해졌다. 용의 눈을 닮았다는 용눈이오름에 오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 인근의 낮은 오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름으로 가는 도중에 풀을 뜯는 소를 만나기도 한다. 자칫 소똥을 밟을 수도 있지만. 오름 정상에 서는 순간 두 뺨에 스치는 제주도의 바람에 자유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