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도 ‘대형 암초’다. “문화 권력이면 이렇게 당하겠습니까”라는 반문이 나올 정도로 CJ에 대한 검찰 수사의 강도가 높다. 그 어떤 대기업 수사보다도 관련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소환에 즈음해 CJ그룹 홍보 임원들이 지주사에 집결하는 등 CJ 쪽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현 회장의 부재 이후 그룹 경영 체제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시사IN 이명익이재현 CJ 회장(가운데)이 6월2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CJ의 문화산업과 관련해서는 ‘이미경 부회장의 작품’이라는 말이 많았다. 이 부회장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과 동양방송, 동양라디오 방송국의 촬영장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미국 유학 시절 여러 편의 영화를 골라 볼 수 있는 멀티플렉스를 보고 무척 놀랐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 등 해외 인맥도 탄탄하다. 서울 상암동 CJ E&M 본사에서 열린 이 부회장의 생일잔치에는 가수 비·서인영, 배우 이병헌·정우성 등 국내 톱스타 30여 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문화계의 큰손’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얘기다.

문화계 인사들은 CJ의 문화계 영향력은 검찰 수사 이후에도 여전하리라 본다. 영화나 공연은 2~3년 준비 기간을 거쳐 결실을 보는 구조라  당장 영향력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룹 전반으로 보면 몇 가지 난점이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이미경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 말고는 경영 경험이 없고 CJ E&M 지분 0.15%만 갖고 있을 뿐 지주사 지분은 없다. 또 ‘이미경 부회장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 콘텐츠 제작이나 투자에 주로 관여했고, 기업 전반의 경영 전략은 이재현 회장이 챙겼다’는 말도 있다. 검찰 수사 이후의 CJ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되는 이유다.

기자명 차형석·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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