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이번에는 ‘지식’이다. 지난 6월18일 출범한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지식과 문화의 생산과 공유 및 확산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협동조합’을 표방한다. 교수, 연구원 등 지식의 생산과 전파 일선에 선 사람들 113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좋은나라를 공동체를 위한 종합적인 싱크탱크 기능을 수행하는 독립 연구 집단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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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나라 출범을 이끈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장(56)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들의 정책 공약 자료를 보고 우리나라의 부실한 정책 연구 수준을 실감했다. “외국 같으면 대선에 나선 후보쯤 되면 정책을 뒷받침할 예산 계획까지 내놓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선전하던 이를 포함해 모든 후보자가 슬로건 수준의 정책 공약 이상을 내놓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식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좋은나라가 방점을 찍은 것은 바로 ‘연구의 독립성’이다. 유 원장은 “진영 논리에 의해 정책 연구의 생산적 논의가 왜곡된 여러 경험을 통해 권력·정파·자본으로부터 독립돼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집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물적 기반을 세우기 위해 연구자 스스로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 방식을 택한 것이다.

조합이라는 형식 때문에 기존 연구 집단과는 차별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좋은나라는 기존에 가입한 연구자들 외에 뜻에 동참하는 일반인들에게도 일정한 절차를 거쳐 문호를 개방할 예정이다. 학술 토론회뿐 아니라 지식공유포럼, 기업 컨설팅, 문화예술 교양 강좌 등도 구상하고 있다. 유 원장은 “사회 구석구석에 좋은 지식을 전파해 좋은 직장, 좋은 마을,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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