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박진창아씨(41)는 속이 탔다. 이날은 서울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따시델레, 티베트 평화콘서트’가 열리는 날. 인터넷 모임 ‘티베트의 친구들(thinktibet.cyworld.com)’이 티베트 학살 소식을 듣고서 긴급하게 개최한 공연이다.

평소 친분이 있던 임순례 감독에게서 ‘이 공연의 기획 연출을 맡아달라’고 박씨에게 SOS가 온 것은 공연하기 겨우 6일 전이었다.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뮤지션을 섭외했다. 손병휘·크라잉넛·뷰렛·오브라더스 등 뮤지션과 소설가 박범신, 배우 문소리씨 등이 대번 참가를 수락했다. 배우 권해효씨도 선뜻 사회자로 나섰다. 문제는 날씨였다. 아침부터 비가 오더니 빗줄기가 오락가락했다. 걱정이 태산. 하지만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티베트인까지 참가한 이날 공연에 객석에서는 티베트 국기가 나부꼈다. 뮤지션들은 궂은 날씨에도 최선을 다했다.

박진창아씨는 제주여민회 출신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상근한 여성운동가이자, 공연기획자다. 그동안 안티미스코리아페스티벌과 빅우먼 패션쇼 등 여성주의에 기반한 문화 공연을 기획했다. 얼마 전까지 여성예술문화기획 사무처장으로 활동했다. 티베트에 가려고 마음먹고, 책을 사서 읽던 중 ‘티베트 학살’ 소식이 들려왔다. 공연을 통해 박진창아씨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따시델레, 티베트에 평화를!”(따시델레는 ‘그대에게 행운을 기원합니다’는 뜻으로 티베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사말이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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