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탄생 페니 스파크 지음, 이희명 옮김, 안그라픽스 펴냄
2010년 BBC는 〈지니어스 오브 디자인(Genius of Design)〉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 책 〈디자인의 탄생〉 내용을 바탕으로 했고, 총 5편의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일상생활에 쓰이는 제품의 디자인 뒤에 숨겨진 창의성을 탐구했다. 저자 페니 스파크는 영국 왕립미술대학의 수석연구원이자 예술협회 회원으로 30년 넘게 디자인사 강의를 해왔다. 이 책은 산업화 이후부터 21세기까지 200여 년간의 디자인 역사를 다루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고전이 된 디자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디자인 영역을 확장하고 시대를 반영해갔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은 디자인을 키워드로 20세기를 읽는다. 디자인이 어떻게 정치·경제·문화와 같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지, 그리고 그 디자인이 어떻게 학교·회사·슈퍼마켓 같은 장소에서 삶을 구성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는지 보여준다. 헨리 포드의 대량생산 시스템이 부엌의 현대화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으며, 전쟁 기간 과학 기술의 발달이 볼펜, 라텍스, 조종사용 선글라스와 같은 제품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 이야기 등은 디자인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극장국가 북한 권헌익·정병호 지음, 창비 펴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 석좌교수이면서 냉전사 이론연구로 기어츠상 등을 수상한 권헌익 교수와 남북 문화통합을 주제로 연구를 해온 정병호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5년여 동안 공동 작업한 연구를 책으로 펴냈다. 3대 세습으로 들어선 북한의 정치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저자들은 이를 봉건왕조의 연장이 아니라 현대적 카리스마 정치의 발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극장국가’는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가 인도네시아 발리 네가라의 사례를 통해 제시한 개념. 물리적 강제가 아닌 화려한 의례와 공연 등 과시의 정치로 통치되는 국가를 통칭한다. 북한은 국가 정통성을 보강하기 위해 20세기 초 항일 무장투쟁의 기억을 끊임없이 역사에 포함시켜 왔다. 저자들은 국가정치가 역사를 어떻게 발명해내 이를 문화예술 분야에 반영하는지를 다루는데,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대대적으로 전개된 ‘추모와 그리움의 드라마’를 주의 깊게 살핀다.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 이계삼 외 지음, 교육공동체 벗 펴냄
전·현직 교사 17명이 학교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꼼꼼히 기록한 ‘학교 증언록’. 이 책에는 기간제 교사, 일제고사를 거부해 쫓겨난 교사 등등이 등장한다. 이들은 경쟁과 효율, 성과 중심의 교육에 대해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드라마 〈학교 2013〉을 재미있게 본 이들에게 추천한다.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 이정철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부제가 ‘조선을 움직인 4인의 경세가들’이다. 경세가는 ‘세상을 다스려 나가는 사람’이라는 뜻. 조선시대 경세가인 이이, 이원익, 조익, 김육의 이야기를 담았다. 공통 키워드는 ‘대동법’이다. 대동법으로 백성들은 그전 세금의 5분의 1 정도만 낼 수 있었는데, 네 사람은 대동법의 성립에 뚜렷하게 기여했다.

아주 사적인 독서 이현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고전은 가장 상투적이지만 강렬한 인생의 질문을 담고 있다. 서평가 이현우씨가 〈마담 보바리〉 등 고전을 읽으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근·현대 고전 일곱 편의 세계로 안내한다. 마치 독자가 햄릿이나 돈키호테나 보바리인 것처럼. 한 고전 애독자들의 모임에서 6년 동안 진행한 독서 수업을 바탕으로 했다. 

분단아 고맙다 신동호 지음, i&R 펴냄 〈겨울 경춘선〉의 시인 신동호. 그의 시는 1990년대를 거리에서 보낸 청년들과 함께한 ‘친구’와도 같았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남북협력 관계 일을 하는 시인의 산문집. 사회·문화·정치·남북관계 등을 55편의 글에 담았다. 문체는 섬세하며 부드럽고, 현실에 대한 분석은 날카롭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