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테이너’ 이효리. 어울리는 수식어일까. 〈시사IN〉 편집국의 고민은 여기에 있었다. 배우 김여진과 방송인 김제동은 이쪽 ‘업계’에서는 이미 좀 식상한 이름. 그런데 좀 걸리는 게 있었다. 사회 이슈에 자신의 생각을 밝히거나 참여하는 연예인을 ‘소셜테이너 금지법’이라는 이름으로 출연 금지시키는 방송사 때문. 올해의 소셜테이너로 꼽힌다면 피해가 가진 않을까. 실상 그녀는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성공적인 엔터테이너다.

올해 가수 이효리는 노래 대신 책과 방송,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동물권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동물에 대한 관심은 〈도시의 개〉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유기견의 삶을 좇는 방송을 보고 무작정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대표인 임순례 감독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 역시 유기견이었던 순심이를 키운다. 이후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왔다.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생명, 환경 이슈 등으로 옮아갔다. 알려진 대로 그녀는 붉은 고기, 치즈, 우유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다(물고기는 먹는다). 유달리 동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동물권을 유린하는 공장식 사육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발언이 계속될수록 그녀를 텔레비전 광고에서 찾기 어려워졌다. ‘환경’ 때문에 샴푸 선전도 못한다. 가죽재킷 입은 사진만으로도 여론의 비난이 쏟아진 마당에 우유 광고도 어렵다. ‘몸값’을 우선순위로 하는 연예인의 삶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녀는 용산참사를 그린 영화 〈두 개의 문〉을 인상적으로 봤고, 〈녹색평론〉과 〈작은책〉을 정기 구독한다.

이효리를 이효리로 완성시키는 건 자신의 성격이다. 가죽재킷에 쏟아진 비난에도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노력하겠다’며 응수하는 그녀의 시원함. 최근 소주 광고 모델 자리를 아이돌 여가수에게 내줄 때도 “몇 년 동안 소주병에 붙은 내 얼굴이 좋을 때도 싫을 때도 있었다. 사람들의 시름 속 내 웃는 얼굴이 조금의 위로가 되었길. 감사했다”라고 트위터에 쓰는 등 진솔함을 보였다. 앞으로가 더 궁금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자기 브랜드로 롱런하는가

그룹 ‘핑클’로 연예계에 데뷔한 후 연기자로 외도했던 잠깐과 표절 시비 이외 그녀에게는 별다른 실패가 없어 보였다. 고분고분하던 아이돌에서 광고를 거절하는 톱 가수로 성장하기까지. 그녀의 변화는 아이돌 출신 가수가 어떻게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롱런’할 수 있는지 ‘관전 포인트’를 제공한다.

그녀가 즐겨 소통하는 도구는 트위터다. 이번 대선에서도 트위터를 통한 투표 독려는 계속됐다. 다음 누리꾼과의 트위터 설전은 지금의 ‘똑똑한’ 이효리를 잘 보여준다(“  ” 안이 이효리의 말). ‘투표했으면 결과가 달랐을 것 같나요? 538만 표 차이가 장난인 줄 아시나? 현실 인지 좀.’ “결과랑 상관없습니다. 무관심하고 방관했던 것이 부끄럽단 뜻입니다. 당신은 결과만 중요한가요?” ‘아니요, 자기들이 민심이라는 듯 착각하지 마시라는 거예요.’ “민심이란 국민의 마음이란 뜻이죠. 저의 마음도 님의 마음도 모두 민심입니다.” ‘네, 투표하세요! 결과에 상관없이! 다만 결과도 인정합시다!’ “당연하죠. 어느 분이 되든 인정하고 우리 국민들 잘 살도록 더 노력해야죠”.

기자명 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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