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한향란
3월부터 서울시는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을 시작했다. 길고양이는 포획(Trap)당해 중성화(Neuter) 수술을 받은 뒤 원래 살던 곳에 방사(Return)된다. 길고양이 수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발정기 때 내는 아기 울음소리도 멈추게 하기 위해서다. 이제껏 길고양이 대책은 ‘살처분’(안락사)이었다.

서울시가 처음은 아니다. 고양이보호협회(cafe.daum.net/ttvarm)는 2005년 6월부터 회원의 후원금으로 TNR를 실시해왔다. 이 협회 이용철 회장(44)은 “살처분은 개체 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없다. 한 지역에서 살처분을 실시하면 주변 지역의 길고양이가 유입되고 암컷의 출산 주기도 빨라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적정한 길고양이 수를 유지하면서 소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TNR뿐이라는 얘기다.”

물론 TNR 사업에는 돈이 들어간다. ‘길고양이 수술 따위’에 쓰이는 시 예산이 아까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애묘가 고경원씨가 쓴 책 서문을 인용했다. ‘약자들에게 순번을 매긴다면 꼴찌 부류는 영원히 도움을 못 받을 겁니다. 최대한 다양한 부류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씨는 세상의 또 다른 주인일 수 있는 길고양이를 위해 사람들에게 몇 가지를 부탁했다. “길고양이와 함부로 친해지지 마세요. 다른 사람에게까지 친하게 굴다가 죽을 수도 있어요. 또 새끼 고양이를 만났을 때 키울 게 아니라면 만지지 마세요. 어미가 몰라봐요.”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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