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Newsis최근 금값이 크게 오르면서 금을 이용한 재테크도 빠르게 활성화하고 있다.
금(金) 시장이 뜨겁다. 8월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7백46.50달러를 기록하며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16%의 상승이며 7년째 오름세다. 특히 9월 이후의 상승이 눈부셔 월 초에만도 668달러였던 금값이 한 달도 안 돼 12%나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0.5% 포인트)가 최근 금값 상승의 직접 도화선이 되었다. 달러화의 약세가 예상되면서 인플레이션을 피해 갈 수 있는 금이 대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금과 달러는 마이너스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즉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금값이 떨어지고 달러 값이 떨어지면 금값은 늘 강세였다.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식투자가 부담스러워졌다는 점도 금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었다.

수요 측면도 금 시세에 호의적이다. 달러화의 약세는 각국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달러에 편중된 보유 외환을 금이나 기타 통화로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 발전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의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비해 공급은 금광의 광구가 길어지면서 개발비용이 증가한 데다 정치·군사적으로 불안한 지역이 늘어나 눈에 띄게 제약을 받는 모습이다.

금값이 뛰면서 금 관련 상품 수익률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골드바나 금 관련 적립 상품을 파는 곳은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두 곳이다. 계좌를 이용해 금 거래를 할 수 있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를 예로 들면 과거 1년 수익률이 19.0%, 3개월 수익률이 9.8%에 이른다. 기업은행도 비슷한 수준이다.

금과 관련한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글로벌 금광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4%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공모펀드의 경우 금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거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원유나 철광석 같은 다른 실물자산과 연계하거나 파생상품을 이용한 DLS(Derivatives-Linked Securities)가 대부분이다. DLS는 ELS(Equity-Linked Securities)와 대응되는 개념으로 ELS가 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되어 수익률이 결정되는 투자상품이라면 DLS는 대상상품(광물·곡물 등)의 가격에 연계되어 수익률이 결정된다.

‘월가의 인디아나 존스’는 금값에 비관적

금 가격 전망은 앞으로도 밝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촉발된 미국 경기의 둔화는 이제 시작인 데다 이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경향이 상당 부분 커져 있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개시되거나 세계 경제가 더욱 불안해질 경우 또 한 차례 가파른 상승도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그동안 워낙 못 올랐다는 점도 금값에 대해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반대 의견도 있다. 조지 소로소와 함께 퀀텀펀드를 이끌었던, 월가의 ‘인디아나 존스’ 짐 로저스는 금을 ‘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린 연예계 스타와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다른 광물과는 달리 금은 소모성이 아니어서 채굴된 금은 없어지지 않는 데다 의료용 금 수요 또한 줄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더욱이 중국 등 몇몇 개도국은 해마다 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중동 지역이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다면 금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우려도 있다.

기자명 김상윤 (하나은행 웰스매니지먼트 본부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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