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백승기

숭례문 화재 이후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권기봉씨(29·SBS 사회부 기자)는 대학생이던 10년 전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흩어진 근·현대 문화유산을 찾아 기록을 남겨온 ‘근대 문화재 마니아’다. 서울역·보신각·청계고가 같은 유명한 건축물에서 손탁호텔·한미호텔·노기신사처럼 생소한 곳, 와우아파트와 안기부처럼 독재 시절의 유산이 남은 곳까지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이 100여 군데가 넘는다.

위치 복원이 안 되는 곳은 옛 사진과 주변 어르신들의 기억을 물어 재구성했다. 권씨는 그 중 26곳을 간추린 책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알마)를 냈다.

권씨의 책은 문화재 안내서라기보다는 ‘거꾸로 보는 근·현대사’ 같은 느낌을  준다. 그는 “왜 서대문형무소 공원에 광복 이후 독재 시절의 흔적은 지워져 있는지”를 묻고 “독립문은 반일의 상징이 아니라 친일의 상징이다”라고 말한다. 한국출판인회의 이달의 책(3월)에 뽑혔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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