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4조원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씨의 사망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씨의 유골이 진짜인지 여부를 가리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말 조씨의 유족들이 국내 모 납골당에 안치한 유골과 추모용으로 별도 보관하고 있던 뼛조각을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조사를 의뢰했다. 국과수는 조사 결과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희팔씨 가족이 동영상으로 촬영해 경찰에 제출한 조씨의 장례식 모습.


경찰은 조씨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계속 수사를 벌이는 한편 은닉한 범죄 수익금을 찾아내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1일 조씨가 지난해 12월19일 0시15분께 중국 청도 위해시에 위치한 해방군 제404병원 남방의과대학병원에서 급성심근경색 등에 의한 심장박동이 정지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반면 조씨에게 다단계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조씨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위장 사망이라는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조희팔 사건은 전국에 10여개 피라미드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부터 5년간 4만~5만여명의 투자자를 모아 돈을 가로챈 국내 최대 규모 다단계 사기사건이다.

피해액은 대략 3조5000억~4조원으로 추정된다. 단군 이래 최대 다단계사기사건으로 꼽히던 JU그룹 사건 피해액인 2조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사기 사건 피해자들은 조희팔(위) 사망의 진위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2008년 10월 지명수배됐지만 같은해 12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중국으로 밀항한 뒤 종적을 감췄다.

특히 조씨가 총경급 간부 등 경찰 관계자들에게 사건 무마와 밀항을 부탁하며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 안팎에서 주목하기도 했다.

조씨가 잠적한 뒤 지지부진하던 이 사건은 대구지검 서부지청이 공범인 A사 전 운영위원장 최모씨와 같은 회사 사업단장이었던 강모씨를 지난 16일 중국에서 강제송환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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