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 방에서 보도자료가 날아왔다. “불법 부당한 빚 독촉, 금감원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제목으로, 고금리 사채에 시달리는 채무자들에 대한 당국의 대책이 너무 안일하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시 자치구별 대부업 등록 현황, 전담인력 배치 현황, 최근 5년간 불법 채권추심 적발 현황 같은 전문 자료도 첨부되어 있었다.

아직 상임위 배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 의원은 문방위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문방위와 아무 상관없는 사채 피해자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궁금증을 풀 열쇠는 이 자료를 만든 송태경 보좌관이었다. 


ⓒ시사IN 백승기
민생연대 사무처장이기도 한 송 보좌관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상가임대차 보호, 파산 보호, 사채 이자율 규제 등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들에 꾸준히 천착해왔다. 고리대금업 피해자들을 상담하고 무료법률 지원을 하는 것이 그의 전공이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분당하고, 진보신당에서마저 그가 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이 일을 계속하기 어려운 지경에 놓였다. 그런데 송태경씨의 활약상이 담긴 최장집 교수의 한 신문 칼럼을 본 최재천 의원이 그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해온 것. “자신의 상임위와 상관없이 송 처장은 민생연대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하고, 가능하면 청년실업 등 우리 사회 민생 현안들로 일을 확대해주고, 약간의 시간만 빼서 경제정책 부분을 보좌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보좌관으로 직함만 바뀐 채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된 송 보좌관은 “풀뿌리 민들이 처한 삶의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해 당분간 노동의 정치에 대한 미안함을 묻어두기로 했다”라고 진보 진영에 소회를 밝혔다.

기자명 이숙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ook@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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