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매혈기
김영진 지음, 마음산책 펴냄

‘영화와 연애하는 직업인 평론은 일종의 변형된 정신적  매혈 활동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씨네21〉과 〈필름2.0〉 지면을 통해 그를 알던 독자에게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좋아하지 않은 영화에 대해 써야 할 때 속이 허했고, 좋은 영화에 관해서는 말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재능의 한계에 혐오를 느꼈노라는 고백이 진솔하다.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지승호 지음, 시대의창 펴냄

박노자·홍세화·김규항·한홍구·심상정·진중권·손석춘과의 인터뷰를 담은 글. 저자는 “대상자들이 항상 같은 얘기만 한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나는 한국 사회에 끊임없이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이분들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좀체 변하지 않는 한국 사회, 어떤 면에서는 퇴보하는 흐름에 대한 저항으로 읽을 만하다. 

 

루팡의 소식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비채 펴냄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대표 작가이자, 경찰 세계를 다루는 소설에서 독보적이라는 평을 듣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2005년 발표작. 어느 날 경시청에 ‘15년 전 자살로 처리되었던 여교사의 죽음이 살인 사건이었다’는 제보가 날아든다. 사실이라고 해도 공소시효 만료를 단 하루 앞둔 시점.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남자 세 명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돌베개 펴냄
잊혀져서는 안 될 20세기의 증인들 49인의 삶과 죽음을 통해 ‘난민의 세기’였던 20세기를 읽는다. 네루다, 칸딘스키, 체 게바라, 안중근, 김 구, 김지하, 박노해 등과 한국에서는 낯선 잭 시라이, 마키무라 고우, 오자키 오쓰미, 이진우, 양정명, 저자 자신의 어머니 오기순까지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낸 이들의 삶을 반추한다.

 

금융세계화와 한국경제의 진로
조영철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와 공동 기획하는 ‘민주주의 총서’ 다섯 번째 책. 금융세계화가 20세기 자본주의를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살펴보고  한국형 경제 모델을 모색한다. 저자는 한국에서 신자유주의가 이미 과잉 상태이며, 현재의  저투자와 저협력, 저성장이라는 ‘나쁜 균형’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무바다 건너기
조너선 캐럴 지음, 최내현 옮김, 북스피어 펴냄
SF와 판타지,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하이퍼 장르 소설. 뉴욕의 작은 마을 크레인스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조너선 캐럴의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스티븐 킹은 〈나무바다 건너기〉에 대해  ‘짐 캐리만큼 재밌고 히치콕만큼 음산하다’고 평했다.


한글
김영욱 지음, 루덴스 펴냄
백성교화. 한글 창제 이유이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쉬운 문자를 고민하게 된 계기에 대해 더 생생한 얘기를 들려준다. 당시 권위적이었던 지배층 문화 탓에 결코 순조롭지 않았던 창제와 반포 과정도 찬찬히 읽어준다. 국문학자인 저자는, 사료 속에서 들춰낸 한글에 얽힌 뒷얘기와 한글의 체계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입담 좋게 엮어내고 있다. 

 
나의 레종데트르
김갑수 지음, 미래M&B 펴냄
부제 ‘쿨한 남자 김갑수의 종횡무진 독서 오디세이’. 저자는 “자신이 책을 읽었다기보다 책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는 편이 맞다”라고 말한다. 작품과 작가에 대한 기억이 맞물리면서 독서 에세이라고 할 만한 장르를 만들어낸다. 카사노바와 서갑숙, 기형도·황석영·김영하·리영희와 진중권·이완용 등에 대한 저자의 종횡무진 상념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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