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 뉴스 천국이다. 주범은 〈조선일보〉. ‘정봉주 비키니 논란’(사진)이 불거지자 〈조선일보〉(2월1일자 6면)는 여성단체를 공격했다. “평소 성희롱·성추행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던 여성단체와 페미니스트들이 기묘한 침묵에 빠져 있다”라는 것.

그런데 이것은 뉴스 공갈이다. 상당수 여성단체는 수년 전부터 조선·중앙·동아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 인터뷰 거부’라는 팩트가 ‘여성단체 침묵’으로 둔갑한 셈.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분노의 멘션을 올렸다. “강용석, 최연희 의원 성희롱 성추행 사건 대응할 때는 단 한번도 전화 없었던 〈조선일보〉. 진짜 두 얼굴은 니들이거든!!!”


그들은 여전히 기자가 취재하고 취재원이 자신들의 질문에 견해를 밝히는 방식만 고집한다. 그러니 여성단체들이 트윗을 통해 ‘정봉주 비키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을 모를밖에.

그리고 ‘비키니 시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논쟁의 영역이지 단죄의 문제가 아니다. 〈조선일보〉 기자가 여성단체를 흠집 내기 위해 열심히 전화 돌리고 있을 때 트위터리안들은 이번 논란이 지닌 정치적 올바름 등에 대해서 치열한 논박을 벌이고 있었다.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지만 〈조선일보〉 마인드는 여전히 ‘올드’하기만 하다.

그나저나 공갈 뉴스를 게재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조선일보〉에 어떤 징벌을 내릴까. ‘나경원법’을 적용해 “회사가 망하도록 하거나 사이트를 강제 폐쇄하는 등의 조처를 검토”(〈조선일보〉 2월2일자 사설 인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기자명 민동기 (미디어 평론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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